박원순 "한강변 재개발, 진척 빠른 곳 계속 추진"
서울시가 내년 1월 뉴타운 제도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압구정동이나 여의도 등에서 서울시가 추진해온 한강변 재개발·재건축 사업(전략정비구역)은 진행 속도에 따라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복지·일자리·도시안전 관련 부서를 강화하고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뒀던 부서는 축소·폐지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뉴타운 지구별로 다른 해법 마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서소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뉴타운은 과거 시장들이 추진해온 여러 일들을 정리하는 단계”라며 “내년 1월 초쯤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마다 사업 착수 상황이나 주민들의 동의 여부가 다른 만큼 개별적인 해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성수동 일대나 압구정, 여의도 등 5개 한강변 전략정비구역에 대해서도 “뉴타운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에 대한 편차도 있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두고 검토하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다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주민들의 동의가 확고하다면 제 개인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속도가 빠른 성수지구 등은 사업을 계속 추진하되 초기 단계인 압구정동, 여의도, 합정동 등은 주민 반대가 심할 경우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논란이 돼 온 강남 재건축 사업과 관련, 그는 “개포지구 재건축안이 보류된 것은 정상적인 보완 과정”이라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안이 한번에 통과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심의 보류 결정도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색깔 지운 박 시장

박 시장은 복지 분야 조직을 강화하는 내용의 서울시 조직개편안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 조직은 기존 1실 8본부 5국 체제에서 5실 3본부 6국 체제로 개편된다. 조직 개편안의 핵심은 복지, 일자리, 도시안전 분야 조직 승격 및 신설을 통해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반면 오 전 시장이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던 디자인, 한강르네상스 등의 부서는 축소·폐지키로 했다. “(이번 개편안은) 박 시장이 전임 시장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만의 서울시정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선 시는 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존 복지건강본부를 1급 실장 체제인 복지건강실(室)로 승격한다. 복지 취약계층을 발굴·지원하기 위한 희망복지지원과(課)도 신설한다. 일자리분야 전담기획관(일자리정책관)을 두고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사회적기업과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도시안전 강화를 위해 기존 푸른도시국을 ‘공원녹지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산사태 등 급경사지 안전관리업무의 전담 추진을 위해 ‘산지방재과’도 신설된다.

반면 디자인, 한강르네상스 등의 부서는 축소·조정된다. 문화관광디자인본부를 문화관광디자인국으로 축소하고, 문화관광기획관과 디자인기획관을 폐지한다. 한강사업본부의 시설공사 관련 부서인 한강사업기획단도 폐지된다.

이정선/강경민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