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지금도 15% 육박하는데…
행안부 "사업성 떨어지면 보류·취소"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상태인 경기도 성남시가 1조원대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559억원,2012년 2682억원,2013년 4663억원,2014년 2383억원 등 4년간 1조287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내용을 담은 '2011~2015년 중기지방재정계획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방채 사용내역은 위례지구 아파트 건설 3400억원,대장동 도시개발 4526억원,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상환 1000억원,공원로 확장 206억원,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 216억원 등이다. 시는 위례신도시 내 6만4713㎡에 아파트 1137가구를 지어 분양하면 가구당 9000만원씩 모두 1000억원의 개발이익을 남길 것으로 예측하고 사업비 5590억원 중 60%를 지방채로 충당할 계획이다.

대장동은 민간 개발을 요구하는 토지 · 건물주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가 공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주택가 지상을 지나는 송전선로 2.3㎞를 지하터널을 설치해 이설하는 공사로 내년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1993~1995년 설치한 송전선로 주변을 주택단지로 개발하고 나서 집단 민원이 제기되자 사업비 1349억원을 한전(45%),성남시(33%),LH(22%)가 분담하는 방식으로 지중화를 결정했다.

공원로 확장 공사는 1.5㎞ 구간에 357억원(보상비 2584억원)을 투입해 '황금도로'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상환은 판교신도시 사업비에서 일반회계 사업비로 끌어다가 쓴 돈을 갚은 것으로 지난해 모라토리엄 선언의 빌미가 됐다.

재정위기를 예고하는 지방재정 사전경보 시스템 자료를 보면 올해 성남시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은 -14.9%다.

박완정 시의원은 지난 21일 정례회 5분 발언을 통해 "1조원은 1년치 가용재원(2500억원)의 4배가 넘은 금액으로,빚을 내서 잔치하고 빚 갚는 설거지는 차기 시장이 떠맡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체한 부동산시장에서 민간 기업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데 지방정부가 아파트를 건설해 그 수익으로 빚을 갚겠다는 얘기를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판교의 경우 성남시가 20%를 공공개발로 참여해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고 판교 인근인 대장동과 위례신도시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 사업구조상 적자가 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도로공사 등 성남시 내 5개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연간 360억원의 지방세 결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족도시를 개발하고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승인을 거쳐 목적 사업에 투자할 재원으로 타당성과 상환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내년도 계획은 이미 행안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행안부는 엄격한 지방재정 투 · 융자 심사를 통해 사업지속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대거 보류 또는 취소될 전망이어서 1조원대 지방채 발행으로 재원을 조달하려는 성남시 계획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정섭 행안부 재정정책과 사무관은 "매년 사업성을 검토해 지방채 허가 여부와 한도를 결정한다"며 "행안부의 투 · 융자 심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성남시도 해당 사업과 관련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성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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