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확정된 조세포탈 일부 무죄판단 잘못"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3일 뇌물공여와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박연차(66)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징역 2년6월과 벌금 19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다시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2008년 시작된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 관련자 전원(21명)에 대한 사법처리 마무리는 다소 늦춰지게 됐다.

재판부는 "환송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된 부분은 피고인이 더 다툴 수 없고 환송받은 법원도 이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그럼에도 유죄가 확정된 조세포탈 부분 일부를 무죄로 본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파기한 부분만 바로잡아야 하는데도 이미 확정된 부분까지 재심리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다.

박 전 회장은 세종증권ㆍ휴켐스 주식 차명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 44억원과 홍콩법인 APC 배당이익의 종합소득세 242억원 등 도합 286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됐다.

또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태광실업이 유리한 조건에 인수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20억원과 미화 250만달러를 건네고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2007년 월간지 대표로 있던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태광실업 기사를 잘 써달라며 2만달러를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6월에 벌금 300억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탈루 세금을 다 납부한 점을 참작해 징역형을 2년6월로 낮췄다.

이어 지난 1월 대법원은 탈루 세액이 다소 높게 산정됐고 이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건넨 부분은 무죄 취지로 다시 심리하라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이 전 부시장 부분(배임증재)을 무죄로 판단하고 조세포탈 일부도 추가로 무죄를 선고하면서 포탈세액을 100억원 넘게 감경한 174억원으로 정해 징역 2년6월과 벌금 19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008년 12월 구속된 박 전 회장은 2009년 11월 지병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됐으나 1년7개월 만에 재수감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임수정 기자 abullapia@yna.co.kr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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