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쪽으로 행진을 시도하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59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8일 오후 10시57분께 영도조선소 쪽으로 가기 위해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 도로에 있던 5차 희망버스 참가자 4천여명(경찰 추산 2천500여명)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

물대포를 맞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 맞은 편인 광복동 쪽으로 밀려났다.

경찰은 해산작전에서 모두 59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했고 영도조선소로 가는 길목인 봉래동로터리에 희망버스를 저지하려는 주민과 어버이연합 회원 등 800여명이 있어 양측 간 충돌을 막기 위해 해산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자정을 넘겨 부산 중구 남포동 피프광장에 모여 문화제 성격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9개월 넘게 크레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러 가기 위해 날이 밝기 전 영도조선소 쪽으로 행진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경찰은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 쪽으로 행진하는 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밤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이 쏜 물대포에 최루액 성분이 들어있었는지를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경찰이 해산 경고방송 때 '캡사이신(최루액 성분 중 하나)이 든 물대포를 쏘겠다'고 했고 최루액 성분이 든 물대포를 맞았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킬 때 휴대용 캡사이신 분사기를 쓰긴 했지만 물대포에는 최루액을 전혀 넣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