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력 차별 없는 열린 고용" - 수원 윌테크놀러지社서 4차 공정사회 추진 회의

대학 너무 많다
대충 가르치는데 등록금 비싸…고강도 대학 구조조정 예고

기업 名匠은 7급 기능직
공무원 임용 규정부터 문제…참석자들 취업애로 쏟아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세상 사는 데 불편한 점이 없다. 나도 상고 출신이라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반도체장비 업체인 윌테크놀러지(대표 김용균)에서 공생발전을 위한 열린 고용사회 구현을 주제로 마련된 공정사회 추진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졸자들이 취업에 차별받지 않도록) 정부가 제도적인 것을 파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고졸자 취업 확대를 위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학이 너무 많고, 대충 가르치면서도 등록금은 무지 비싸다"고 말해 강도 높은 대학구조조정을 예고했다.

◆MB "내 상사는 국졸이었다"

이날 회의 장소 선택부터 '학력 차별 없는 열린 고용사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줬다. 회의 장소인 윌테크놀러지는 관리직과 기술직 모두 학력 제한 없이 채용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 인플레(과잉 학력)를 지적했다. 그는 "나는 운동선수 중에서 영국 가서 축구를 잘하는 이청용 선수의 팬"이라며 "팬인 이유는 그 친구가 중학교 중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을 보면 옛날엔 대졸이고,(지금은) 대학 중퇴"라며 "연봉 500만달러,1000만달러 받는 세계적인 유명 선수들의 학력 평균이 중졸이다. 공을 잘 차면 되는 것이지,프로 축구선수가 서울대 졸업,이런 게 필요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사례를 들며 학력보다는 실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 상사(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국민학교 졸업자였다.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전부 서울대 아니면 그 다음 대학 출신이었다"며 "그럼에도 존경하고 열심히 배웠다"고 말했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썼다'

이날 회의에선 일선 고교 교사와 고졸 취업자,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해 고졸자 채용에 따른 애로와 건의 사항을 발표했다. 이동형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작업반장은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임용 자료를 보면 기업의 명장(名匠)은 7급 기능직 공무원에 해당되게 돼 있더라"며 "(십수년 전문성을 키운)명장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희천 미래테크 대표는 "현장 직원으로 고졸자를 채용해 보니 대졸자와 실적에 별 차이가 없더라"며 "그동안 중소기업 현장에선 닭을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휘두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옥 수원한일전산여고 교장은 고교생들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사무직에만 편중하고 있다"며 "좋은 직업은 적성에 맞고 보람된 일이면 된다는 식의 직업관을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갖도록 마인드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학력 차별 개선은 집권 후반기 국정기조인 공정사회와 공생발전을 위해 중요한 테마"라며 "정부는 고졸자 채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1/1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