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재 7개 해수욕장 3천300만명 찾아..작년보다 140만명↑

올 여름 피서는 광복절 연휴를 절정으로 사실상 끝났다.

올해 여름 잦은 비에다 폭염 정도도 예년보다 덜했지만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14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서객의 안전을 위협했던 거꾸로 치는 파도(이안류)는 올해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여름철 불청객인 해파리의 출몰도 거의 없었다.

송정ㆍ다대포ㆍ일광ㆍ임랑해수욕장은 오는 31일 문을 닫지만 한 달 일찍 개장한 해운대ㆍ광안리ㆍ송도해수욕장은 늦더위를 즐기려는 피서객을 위해 9월말까지 운영한다.

◇해운대 피서객 늘었다지만..상인은 '울상' = 부산시는 지난달 1일부터 이 달 21일까지 해운대와 광안리 등 부산지역 7개 공설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3천3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만명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지난 7월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1천89만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986만8천명)보다 10%가량 늘어났다고 해운대구는 집계했다.

반면 해운대해수욕장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 올 여름 장사가 기대 이하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용품을 대여하는 한 봉사단체 대표는 "성수기에 중부지방에 물난리가 나고 휴일마다 궂은 날씨 탓에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줄었다"면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절반 이하에 머물러 인건비 등을 빼면 별로 남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주변 상가도 올해는 해수욕장 대신 워터파크 등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여름성수기 손님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피서객 자동집계 설치 무기 연기 =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지난해 피서객 산정와 관련, '뻥튀기' 논란이 일자 해운대해수욕장 주요 9개 통로에 자동집계 계수기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예산부족으로 도입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계수기를 설치한 곳이 2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 보다 비용이 배 이상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하루 수십만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해수욕장을 출입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된 점도 도입을 연기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해운대구를 비롯해 수영구, 서구, 사하구는 올해 여전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을 눈대중으로 집계하면서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이다.

◇이안류 '잠잠'..독성해파리도 '조용'=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을 갑작스럽게 위험에 빠트리는 이안류가 올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7차례 발생, 73명의 피서객이 구조되는 등 해마다 이안류가 발생했다.

119수상구조대는 올해 이안류 발생에 대비해 한꺼번에 수십명을 구조할 수 있는 수상대피소와 특수구조보트를 배치했으나 지난 4일 높은 파도에 휩쓸린 피서객 14명을 구조하는 데 이 장비를 사용하는 데 그쳤다.

여름철 불청객인 독성해파리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79명의 피서객이 독성해파리에게 쏘여 119수상구조대를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올해는 6월부터 해파리로 인해 치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 4일까지 해파리로 인해 치료를 받은 사람은 54명에 불과했다.

◇숙박시설 바가지요금 시비 여전..찜질방 호황 =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모텔 등 숙박업소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비수기의 2~3배나 되는 비싼 숙박료를 받자 피서객들로부터 큰 원성을 샀다.

일부 모텔은 특실 하루 숙박요금으로 특급호텔 객실 수준인 30만원까지 받아 챙기기도 했다.

해운대구가 여름철 숙박업소의 부당요금을 근절하겠다며 '요금 상한제 및 환불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성수기 숙박요금 시비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그 때문인지 해운대 유명 찜질방마다 숙박비를 아끼려는 알뜰 피서객들이 몰려 호황을 누리기로 했다.

◇해운대 스마트비치 절반의 성공 =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스마트비치 시스템이 가동됐다.

스마트 비치는 파라솔과 비치베드 등 피서용품을 대여하거나 탈의실 및 샤워장 등을 이용할 때 내는 요금을 현금 대신 전자화폐(QR코드)로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에 들어간 스마트비치는 초기 혼선을 빚었다.

20~25% 수준에 불과했던 이용률이 무인발권기와 홍보요원 배치 등으로 최근에는 60% 수준까지 올라갔다.

손춘익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 팀장은 "스마트비치 시스템은 해수욕장 운영의 투명화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올해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해 피서객들이 더 편리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 문화의 거리 인기 =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문화의 거리와 해양레포츠가 인기를 끌었다.

주말 저녁 차없는 문화의 거리와 소규모 공연은 광안리만의 볼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실내의 정형화된 무대에서 벗어나 광안대교와 바다를 배경으로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직접 예술을 체험하면서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관광객들이 다양한 수상기구를 타면서 더위를 즐겼다.

이 때문에 광안리 해변도로 주변 상가들은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연인 등 손님들이 몰려 여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