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해온 '희망버스' 기획단은 10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처벌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날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남호 회장은 그동안 상황이 이렇게 악화하도록 국회의 청문회 출석요구도 무시한 채 무책임한 해외 도피행각을 지속해 왔다"며 "사태의 책임자인 조 회장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도 한진중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 회장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조 회장의 청문회 불출석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김진숙 지도위원의 출석을 요구해 크레인에서 내려오게 하려는 꼼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이나 정리해고 문제를 잘 모르는 다수 국민에게도 '조남호'라는 이름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도덕한 자본가의 전형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현 상황의 원인이자 핵심 문제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그동안 발생한 모든 사태에 대해 최고 경영자로서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같은 상황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바람과 요구에도 조 회장이 우리의 기대를 기만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저항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장과 전화를 연결해 "조남호 회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올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정리해고만 철회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호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회사의 회생에 책임과 역할 다하겠다"며 노사협상 타결을 위한 퇴직자 지원 방안 등을 밝혔지만 정리해고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