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2차때와는 달리 도로점거 가두행진 피해

3차 희망버스가 경찰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2차때와 달리 행사를 유연하게 이끌었으나 보수단체와의 충돌은 피하지 못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지난 9일 열린 2차 행사때는 부산역 집회후 도로를 검거한채 가두행진으로 영도로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두행진을 없애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이용해 한진중공업 주변에 집결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날 부산역 집회가 열리는 있는 중간에 빠져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도로 들어갔다.

그러나 부산역 집회를 마지막까지 지키다 뒤늦게 영도로 출발한 1천여명은 영도대교에서 한동안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50여명이 '희망버스 시위 결사반대'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영도를 들어가는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고 영도주민이 아닌 사람들의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30일 오후 9시20분께 영도다리를 건너는 84번 시내버스를 가로막고 승객들을 내리게 한 뒤 영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는 강제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노인 한 명이 머리를 다치기도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희망버스 측은 "영도 주민들의 불편함을 주장하면서 강압과 무력으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오히려 주민불편을 가중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보수단체의 저지로 영도에 들어가지 못한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 광복동 지점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편 인구 14만여명인 영도에 희망버스 참가자 5천여명(경찰추산)과 90여개 중대 7천여명의 경찰이 30일 저녁부터 31일 새벽까지 곳곳에서 대치하는 바람에 간선도로변에 거주하는 영도와 인근 중.동구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영도는 지난 27일 집중호우로 영도다리에서 오른쪽으로 도는 유일한 순환도로인 절영로가 끊긴 것을 비롯해 침수 514곳, 축대와 언덕붕괴 64곳, 도로유실 29곳 등 많은 피해가 난 처지라 희망버스를 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했다.

영도구주민자치협의회 관계자는 "전국에 큰 수해가 나 국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는 마당에 시위를 하러 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희망버스 측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이 보이고 버스 출입이 없는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경찰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제안이 수용됐다면 주민들의 불편은 없고 평화적인 행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