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가 2년 연속 분규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지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21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임금협상 7차 본교섭을 시작,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기본급 9만원(5.17%) 인상과 성과 · 격려금 300%+700만원,자사주 8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기본급 인상을 제외한 일시금이 1인당 평균 2000만원이 넘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잠정 합의안을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노사 양측은 사상 최대 임금인상안이어서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안이 최종 통과되면 기아차는 2004년 이후 7년 만에 여름 단체휴가 전 임금협상을 마무리짓는다. 올해는 역대 협상 중 가장 짧은 16일 만에 합의해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측은 생산차질 없이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 힘써온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80주(62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주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가 분규 없이 단기간에 임금협상에 합의한 것은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상 최대 임금 인상을 이뤄낸 기아차 사례는 기업 경영이 잘 되면 근로자들도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기아차 영업이익은 2008년 3085억원에서 2009년 1조1445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에는 1조680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들어 1분기에만 83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재계는 실적 개선에 기여한 근로자들의 노력을 경영진이 보상하고,조합원들은 정치투쟁보다 실리를 추구하면서 강성 노조로 유명했던 기아차에 충돌 없는 노사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형 사업장 임단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