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회장 신영무)는 21일 오는 9월24일로 퇴임할 예정인 이용훈 대법원장 후임으로 손지열(사시 9회),고현철(10회),김용담(11회),양승태(12회) 전 대법관과 우창록(16회) 법무법인 율촌 대표 등 5명을 추천했다.

신영무 대한변협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대법원장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풍랑 속에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 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확고한 의지가 있고 정의 관념이 투철해야 한다"고 추천 배경을 발표했다.

이날 추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우창록 대표다. 우 대표는 197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출발해 30여년간 로펌 변호사로만 지낸 순수 재야 법률가다. 한국세법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특히 세법에 밝다. 나머지 4명은 판사에서 출발해 대법관까지 지낸 정통 법관 출신이다.

손지열 전 대법관은 법리에 해박하고 퇴임 후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있으면서도 사건을 가려 수임하는 등 주변 관리를 해왔다.

고현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초대 인사관리실장을 지냈으며,성인 여성들의 종중 회원 자격을 인정하는 등 인권 관련 판결을 많이 냈다. 김용담 전 대법관은 작년 6월 퇴임 후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스타일이다.

양승태 전 대법관은 외환위기 당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했으며 사법행정에도 밝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기 때문에 대한변협의 추천이 구속력은 없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