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강의 열풍에 힘입어 오랜 경험과 노하우 가진 전문가 출신 교수 선호
전임교수 임용, 특강 등 다양한 형식으로 후학양성에 발 벗고 나서
우리 교수님은 연예인·CEO…대학가에 부는 '실무 강의' 열풍

최근 대학가에 실무강의 열풍이 거세다.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과 직장에서 요구하는 실무능력의 간격이 점차 벌어진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현장 출신 전문가를 교수로 임용하여 실무에 강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문 경영인, 운동선수, 연예인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지닌 전문가 출신 교수진은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재학생의 강의 만족도와 학습 효과를 동반 상승시키며 졸업 후 실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론을 실제 기술로 구현시켜야 하는 공학 계열의 경우 현장 전문가의 교수 임용이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 카이스트 석좌교수 안철수는 지난 6월 1일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에 공식 취임했다. 서울대는 의학박사이자 정보보안 전문가인 안교수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원장직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활동을 통해 국내 융합학문의 새 지평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1991년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 V3 백신으로 유명한 정보보안 업체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키운 벤처계의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고 있다.

또한, '한국 자동차 엔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현순 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도 서울대 강단에 선다. 이 전 부회장은 올 가을 학기부터 서울대 기계항공학부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기계공학 과목을 가르칠 예정이다. 서울대 기계학과 출신인 이 전 부회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GM연구소에 입사했다가 1984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후 경차 엔진에서부터 대형 세단 엔진까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모든 엔진은 그의 손을 거쳤다.

방송예술분야에서도 유명 연예인이 학위 취득 이후 교단에 서는 경우가 많다.

교과부 4년제 대학학력(학점)인정 교육기관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은 당시 ‘여성 학사가수 1호’라는 호칭을 얻으며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대머리 총각’ 등 수 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60-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김상희가 학장을 맡고 있다. 김 학장은 지난 2009년에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의 학장으로 공식 취임하여 방송예술계 진출 희망자를 위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교육 방침을 바탕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트로트계의 거성으로 인정받는 가수 송대관은 트롯학부에 전임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트롯 가수의 길을 가르치고 있으며, 가수 인순이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의 부학장이자 보컬/싱어송라이터 학부 전임교수를 맡아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이 밖에 개그맨 이봉원, 방송인 김한석은 각각 개그연예학부와 아나운서/리포터/보도진행학부의 전임교수로서 쇼프로그램 진행, 리포터, 개그MC, 연극공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할 전문 진행자 및 개그 엔터테이너를 양성에 힘쓰고 있다.

스포츠선수의 교수 임용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씨름 황태자’라고 불리던 이태현 선수가 이만기(인제대), 김경수(건동대)에 이어 세 번째 천하장사 출신 교수로 임용되어 용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모교인 용인대학교 격기지도학과에서 스포츠 상해재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교수로의 새로운 출발과 함께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태현은 태권도와 유도로 유명한 용인대를 씨름 명문대로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관련 분야의 유명인사가 참석하는 특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기도 한다.

'접시꽃 당신'의 저자인 시인 도종환은 지난 6월 14일 제주대 'JDC대학생아카데미'의 마지막 강연자로 초청되어 '시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은 시인의 인생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법을 배우는 자리로 꾸며졌다.

또한 조환익 KOTRA 사장은 같은 달 10일 한동대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초청 특강'에 강연자로 나섰다. 조 사장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현 지식경제부의 전신인 상공부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를 거쳐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글로벌 무역통상 분야 전문가다. 강연에서는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혜안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김상희 학장은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집대성된 현장 출신 교수진의 강의에 재학생의 기대와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실무중심의 교육환경을 만드는 노력의 일환으로 현장 전문인 출신들의 상아탑 입성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현정 기자 angelev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