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검찰이 발표한 2차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국가대표급 선수와 명문구단의 간판급 선수들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다른 죄의식 없이 승부조작을 일삼은 K-리그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차 승부조작 수사결과 발표때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에서 정규리그 경기보다는 컵대회를 주로 뛰는 비주전ㆍ저연봉 선수들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면 이번에는 대기업 계열로 고액 연봉을 받는 명문구단의 간판급 주전 선수들까지 적발됐다.

6명의 선수가 기소된 전남드래곤즈는 대기업인 포스코가 모기업으로 포스코와 계열사 등이 주요 스폰서여서 시민구단보다 선수들의 연봉수준이 높고 승리수당 역시 두둑하다.

프로축구계는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승부조작에 관여해 기소된 전남선수들은 주전급의 고액 연봉 선수들로 알려져 있다.

구속기소된 전북현대 염모(27)ㆍ부산아이파크 이모(32) 선수는 지난해 전남에서 뛸 당시 팀내 연봉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고액 연봉자로 꼽혔고 다른 구단에서도 몸값이 비싼 주전급 연루자들이 나왔다.

연봉에 관계없이 승부조작 가담행위 자체가 강력히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고액연봉 선수들까지 연루된 점은 승부조작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축구판에 만연돼 있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말이다.

국가대표를 지낸 스타급 선수들 역시 승부조작의 집요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으며 가담행위가 드러난 과정 역시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야 실토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들은 지난달 말 승부조작 근절 결의를 다지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워크숍에도 참가해 승부조작과 전혀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끝이 구단을 거쳐 자신들을 향하게 되자 어쩔수 없이 털어놓은 형국이다.

이 때문에 진정으로 뉘우쳐서라기 보다는 선처를 받기 위해 프로축구연맹에 자진신고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다수의 팬을 거느린 구단의 간판급 유명선수들까지 승부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놀라웠다"며 "이번 수사가 프로축구계를 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