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재ㆍ김각영ㆍ김종빈ㆍ임채진 중도 하차

김준규 검찰총장이 4일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 반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2년간의 임기 만료(8월19일)를 불과 46일 남기고 사퇴했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지난 1988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김 총장까지 16명의 역대 총장 가운데 김기춘, 정구영, 김도언, 박순용, 송광수, 정상명 전 총장 등 6명을 제외하고는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특히 수사권 조정 등 검찰권에 대한 외부적 압력에 반발해 검찰의 수장이 사퇴한 것은 2005년 김종빈(2005.4.3∼2005.10.17) 전 총장이 `헌정 이래 첫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사퇴한 이후 거의 6년 만이다.

김 전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장관이 `통일전쟁 발언사건'으로 고발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하자 이를 수용하고 나서 사직했다.

표면적 이유는 구속 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여론의 분열과 검찰 내부의 반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특정 사건의 처리를 놓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힘들어진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각영(2002.11.11~2003.3.10) 전 총장은 검찰총장의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의사 표명에 따라 정권 교체 후에도 직(職)을 유지했지만 2003년 3월 대통령과 평검사 간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해 노골적인 불신을 표명하자 곧바로 사직했다.

그보다 앞서 신승남(2001.5.26~2002.1.15) 전 총장은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동생이 구속 수감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취임 7개월여 만에 총장직을 자진사퇴 했으며 이후 재야 법조계에서 `구원투수'로 발탁된 이명재(2002.1.17~2002.11.5) 전 총장은 외부 간섭으로부터 검찰권 수호를 표방하며 신뢰회복 및 사기 진작을 도모했지만 그해 10월 뜻하지 않게 서울지검 피의자 고문 치사사건이 발생하면서 역풍이 불자 옷을 벗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박종철(1993.3.8~1993.9.13) 전 총장은 구 TK 여권 사정 차원에서 벌어진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두고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9개월 만에 총장직을 내놓았으며 임채진(2007.11.24~2009.6.5) 전 총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검찰 책임론이 비등해지자 사퇴했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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