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격론 속 찬반투표 '부결'
횡령혐의 기소에 결국 '발목'
고려대 교우회장 선거에 단일후보로 출마한 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61 · 경제학과 70학번)이 낙선했다.

고려대 교우회는 28일 오후 서울 안암동 교우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2010년도 결산과 2011년도 사업계획 승인,30대 회장 선출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결산과 사업계획은 박수로 승인됐지만 구 이사장 인준은 찬 · 반 표결이 행해졌다. 대의원 462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찬성 206표,반대 252표,기권 4표 등으로 집계돼 구 이사장의 인준이 부결됐다. 회장 당선에 실패한 구 이사장은 "교우들의 뜻이므로 할 말이 없다"며 짧게 소감을 밝혔고 재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교우들의 뜻이 아니라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시작한 총회는 3시간30분이 지난 오후 10시께야 개표 발표가 끝날 만큼 장시간 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구 이사장 지지파와 반대파로 뚜렷하게 갈린 총회장 안에서는 내내 고성이 오갔으며 이원교 전 부회장(67 · 화공 64학번)이 단상에 올라 원만한 총회 진행을 요구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교우회가 회장을 뽑는 정기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네 명의 후보가 난립해 투표를 진행하지 못했던 1997년 이후 처음이다. 고려대 교우회는 그 이후 회칙을 수정해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단일화한 후 정기총회에서 인준받는 식으로 회장을 선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 이사장 인준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 이례적으로 표결을 채택했다.

앞서 교우회는 지난 14일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열고 구 이사장을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구 이사장은 당시 김중권 법무법인 양헌 고문변호사(72 · 법학과 59학번),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66 · 법학과 65학번)과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구 이사장이 지난 22일 보안업체 시큐리티코리아의 코스닥 상장 폐지 과정에서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회장 선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교우회는 회칙에 따라 앞으로 3개월 안에 신임 회장을 재선출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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