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 계좌추적…美체류 수억대 생활비도 조사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21일 한씨와 안원구(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을 각각 네 번째 소환해 밤늦게까지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그림 로비, 청장 연임 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의혹, 도곡동 땅 문건 등에 관해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영상녹화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여러 의혹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였던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이 대질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씨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0일, 17일 소환조사에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학동마을'을 선물했지만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그림 로비 의혹을 부인했으며, 나머지 의혹은 "실체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한결같이 반박해왔다.

반면 한 전 청장의 의혹을 폭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안 전 국장은 참고인 조사에서 대체로 기존 진술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의혹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을 다소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둘을 소환해 대질신문하려 했으나 `변호인 입회'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한편, 검찰은 한 전 청장의 개인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청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모 주류업체의 면허 재발급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왔다.

검찰은 또 한 전 청장이 2009년 3월 출국해 미국 뉴욕주립대의 방문연구원 신분으로 23개월간 체류하면서 생활비를 조달한 과정과 관련해 최근 국세청 직원들을 불러 경위를 파악했다.

검찰은 10여 개 안팎의 기업 관계자들도 불러 한씨가 일부 기업들로부터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수억 원대의 생활비를 보조받았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한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업에) 30~40페이지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서너 편 제출하고 정상적으로 받은 전형적인 자문료"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전성훈 송진원 기자 zoo@yna.co.krcielo78@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