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소환·대질신문·참고인 줄소환 방침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과 `BBK 의혹'을 폭로한 에리카 김씨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만간 이들을 재소환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청장 사건은 그의 의혹을 폭로하거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과의 진실공방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으며, 에리카 김씨 사건은 횡령 등 혐의에서 동생 경준씨와의 공모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을 각각 한 차례씩 소환해 둘 다 12시간 넘는 마라톤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양자 대질신문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한씨가 전군표 전 청장에게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했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함에도 그림의 구입과 전달 경위 등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이 평행선을 달리며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난달 28일 조사에서 그림·청장연임 로비, 태광산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도곡동 땅' 관련 문건 등과 관련해 "실체가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반면 안씨는 지난 4일 조사에서 "의혹을 둘러싼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모두 맞다"는 취지로 2년 전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 중 극명하게 대립하는 부분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대목을 추려내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학동마을'의 정확한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전문 감정평가기관에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청장 연임 로비나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해 다른 참고인 조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도 이번 주 에리카 김씨를 다시 소환해 복역 중인 동생 경준씨와 공모해 옵셔널벤처스(옛 BBK투자자문) 자금 319억원을 횡령한 과정과 2007년 당시 `BBK 의혹'을 폭로한 경위 등을 보완 조사한다.

김씨는 동생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같은 회사 임원으로서 가담한 혐의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서 BBK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검찰에 거짓 증거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시인하면서도 횡령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조만간 동생 경준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6일 "부를 사람들은 모두 불러 최대한 빨리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주에 두 사건 수사의 윤곽이 잡힐지 아니면 좀 더 장기전으로 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전성훈 기자 zoo@yna.co.krcielo7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