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필요 사항 철저히 준비"…재소환도 고려
한 前청장, 거물급 변호인단과 소환 대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28일 오후 한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그림로비와 청장 연임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등 3대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최윤수 부장검사와 주임검사인 조재연 부부장검사팀은 한 전 청장 소환을 하루 앞둔 이날 휴일을 반납하고 전원 출근해 한 전 청장 연루 사건의 수사기록을 재검토하고 신문 요점을 정리하는 등 조사에 필요한 사항들을 최종 점검했다.

검찰은 2009년 6월 민주당이 고발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전 청장을 둘러싼 의혹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방침이어서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청장은 2007년 초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군표 전 청장에게 고(故) 최욱경 화백의 고가 그림 `학동마을'을 상납한 의혹과 2008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정권 유력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며 연임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박연차 게이트'에 앞서 2008년 8월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를 애초 관할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맡겨 직권을 남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일단 현재 제기된 의혹들이 물증이나 진술로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인 만큼 한 전 청장에게서 최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아내는데 주력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일단 귀가시킨 뒤 재소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수사팀은 그러나 한 전 청장이 지난 2009년 11월 미국 체류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억울하다.

나는 떳떳하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부인한 만큼 검찰에 나와서도 쉽게 입을 열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핵심 참고인의 추가 진술 및 물증 확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전군표 전 청장과 부인 이모씨, 한 전 청장의 부인 김모씨 등 주요 참고인 조사를 이미 마쳤지만, 필요한 경우 가석방 상태인 전 전 청장과 '그림·연임로비' 의혹 등을 제기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을 추가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내일 소환 조사를 벌인다는 것 외에 할 말이 없다"면서도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담당팀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전 청장은 지난 24일 귀국한 이후 이날까지 검찰·법원 고위 간부 출신의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 출석에 대비,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할 진술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이 억울해하는 부분이 많지만 여러 의혹에 대해 입장을 대부분 정리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