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ㆍ발길질 예사…성추행, 금품 갈취도

경찰청이 15일 구타ㆍ가혹행위를 한 전의경 370명의 처벌 기준을 확정하면서 밝힌 구체적인 괴롭힘 사례를 보면 비인간적일뿐 아니라 잔혹하기까지 했다.

가해자로 지목돼 형사고발 대상이 된 한 대원은 무려 16차례나 후임에게 구타ㆍ가혹행위를 저질렀다.

그는 얼굴, 목, 가슴, 정강이, 허벅지, 복부 등 부위를 가리지 않고 후임을 구타했다.

이유도 다양해 선임들의 기수와 이름, 무전용어 등을 외우지 못한다며 손을 댔고, 점호 시간에 관등성명을 대지 못한다며 때렸다.

상황 발생으로 출동할 때 진압복을 늦게 입는다며 발로 찼고, 버스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얼굴에 주먹질을 했으며 심지어 내무실에서 TV를 보며 시끄럽게 웃는다며 주먹을 날렸다.

가혹행위 수준도 만만치 않았다.

욕설은 기본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은 후임의 양쪽 무릎에 올라앉기도 했고, 도시락을 선임들보다 늦게 나눠주고서 5분 안에 다 먹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역시 형사고발 대상인 다른 대원은 취사장이 주된 구타 장소였다.

자신에게 물을 튀겼거나 식판을 깨끗이 닦지 않은 후임에게 폭력으로 응대했다.

다른 장소에서도 그는 "복싱 스파링을 하자"며 마구 때렸고, 자신의 장난을 받아주지 않는다며 온몸을 구타하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

그는 슬리퍼로 후임의 뺨을 때린 일도 있었고, 근무 중 게임을 빙자해 후임의 돈 5천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경찰은 후임을 성추행 대상으로 삼은 대원도 형사고발 대상자로 분류했다.

한 대원은 후임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했으며, 다른 대원은 후임의 뒤에서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경찰이 이처럼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비위로 형법이나 특별법에 저촉돼 직무 고발하기로 결정한 인원은 19명에 이른다.

군(軍) 복무를 하려고 전의경이 됐다가 전과자 낙인이 찍힌 채 사회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경찰은 이밖에 행위가 상습적이거나 비난 가능성이 커 악습 근절 차원에서 엄벌해야 하는 가해자는 영창이나 근신 등 내부 징계하기로 했으며, 한차례에 그쳤거나 악의가 없는 행위자는 기율 교육대에 입교시켜 자체 교육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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