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여성들 10명 중 3~4명이 일상생활에서 성폭력을 당할까봐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지난 1년간 성인여성 1000명당 5.1명이 강간 또는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2010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결과를 28일 발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평생 경험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성인여성 1000명당 42.1명이 강간 또는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성인여성 1000명당 지난 1년간 심각한 성추행(성기접촉,애무 등의 강제 추행)을 당한 이들은 20.6명,가벼운 성추행(고의로 상대방의 신체 일부를 건드리거나 일부러 몸을 밀착시키는 행위)은 32.8명으로 조사됐다.성희롱 피해는 지난 1년간 24.2명,음란전화나 문자,메일피해는 271.1명,성기노출 목격 피해는 27.5명,스토킹 9.8명으로 응답됐다.

피해자의 주요특성을 살펴보면 모든 성폭력 유형에서 피해자의 연령이 19~35세인 경우 피해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취업상태인 여성과 미혼여성의 성폭력 피해율이 높게 나타났다.한편,이번 조사에서 강간이나 강간미수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피해자 중 경찰에 신고한 비율은 12.3%였으며 심한 성추행 피해자의 5.7%,가벼운 성추행의 4.1%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 유형을 살펴보면 면식범에 의한 성폭력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간의 경우 면식범의 비율이 81.2%,강간미수의 면식범 비율은 76.2%,심한 성추행의 면식범 비율은 80.4%이었다.가벼운 성추행의 면식범 비율은 38.6%, 성희롱의 면식범 비율은 69.3%, 스토킹의 면식범 비율은 71.1%로 나타났다.

강간 가해자 중 15.4%가 가족 및 친척으로 조사됐으며 강간 피해 여성 6.5명당 1명이 가족 및 친척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성폭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비율을 조사했는데 성인 여성의 35.6%가 일상생활에서 성폭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인여성의 피해실태를 2007년 전국조사와 비교해보면, 성인여성의 성폭력 피해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강간 및 강간미수는 2007년 성인여성 1000명당 2.2명에서 2010년 성인여성 1000명당 5.1명,심각한 성추행은 2007년 성인여성 1000명당 4.7명에서 2010년 성인여성 1000명당 20.6명으로 조사됐다.성폭력 피해자 중 경찰에 신고한 비율은 2007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취약집단인 여자 아동 및 청소년의 성폭력 피해실태를 살펴보면 지난 1년간 여자 아동·청소년 중 0.2%가 강간 피해,0.9%가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여자 아동·청소년 1000명당 2명이 강간 피해를,9명이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것이라 할 수 있다.여성 정신적 장애인의 강간, 강간미수, 성추행 피해율은 외부신체기능 장애인에 비해 2배 정도 피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강간의 경우 외부 신체기능 장애 여성은 0.6%의 피해율을 보인 반면 정신적 장애 여성의 피해율은 1.0%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아동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조성을 위해 내년에는 지역단위 자원을 묶은 ‘여성·아동보호 지역연대’를 활성화하고 폐쇄회로(CCTV)설치지역 등 아동에게 안전한 길을 안내하는 아동안전지도 작성,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우편고지제도를 시행한다.또한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24만개소) 종사자에 대한 성범죄 경력조회를 실시하고 성범죄경력자에 대해서는 취업을 제한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