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양팔을 옆으로 벌리고 무릎은 조금 굽힌 채로 균형을 잡아보세요. "

21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오크밸리 리조트.햐얀 설원 위에서 알록달록한 스키복을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스노보드 배우기에 열심이었다. 이들은 이달 초 한솔그룹 공채에서 최종 합격한 106명의 새내기 사원이다.

내년 1월1일 정식 입사를 앞두고 오크밸리에 모인 까닭은 한솔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여는 '한솔 웰커밍 페스티벌(Hansol Welcoming Festival)'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는 입사 후 열릴 그룹 입문교육에 앞서 예비 신입사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이벤트.스키강좌를 통해 한동안 입사준비에 시달렸을 예비 신입사원들을 격려하고,계열사 선배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사회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들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마련한 장(場)이다. 그룹 관계자는 "(새내기들에게) 한솔그룹이라는 새로운 일터를 미리 체험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벤트여서일까. 예비 신입사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솔케미칼 예비 신입사원인 성애솔씨(23 · 여 · 경희대 경영학과)는 "다른 회사에 입사한 친구들에게 스키장에 간다고 하니까 많이 부러워한다"며 "내가 입사할 회사가 이렇게 좋은 스키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도 좋고 벌써부터 회사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솔제지에 입사할 예정인 최환익씨(27 · 서강대 경제학과)는 "탁 트인 스키장에서 입사 동기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스키를 배우는 등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서 선배들을 통해 회사생활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만족해했다.

이번 행사는 조동길 한솔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스킨십 경영'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룹 관계자는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대화를 중시하는 조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예비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펼친 '스킨십 경영 확장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2002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9년 연속 그룹 테니스대회를 열어 직원들과 소통해오고 있다.

한솔그룹은 내년에도 '스키캠프' 등 예비 신입사원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한솔은 창업 초기부터 기업이 곧 사람이라는 판단 아래 '인재경영'을 실천해왔다"며 "특히 요즘처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인재는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