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 사이클 · 축구 등을 하다 넘어지거나 골프시 과도한 스윙을 할 때 갈비뼈(늑골)가 부러지는 경우가 일상에서 심심찮게 발생한다. 외상이 없어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았다가 뛰거나 팔을 들 때마다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고 X-레이 검사를 통해 '갈비뼈 골절'이란 진단을 받게 된다. 하지만 늑골골절에는 진통제나 복대 착용 외엔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않는다. 당분간 운동을 자제하며 3~4주간 기다리라는 게 의사가 하는 말의 전부다. 왜 그럴까.

자동차가 충돌할 때 엔진 및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퍼가 부서지듯 늑골도 심장이나 폐 같은 몸통 내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부러진다. 외상이 심하지 않아도 가벼운 운동동작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늑골골절은 몸통이 뻐근하게 아픈 것 외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증상은 호흡 시 심한 흉부 통증이다. 늑골골절은 호흡할 때,크게 웃거나 기침할 때 더욱 심한 통증을 초래한다.

환자는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저절로 얕은 호흡을 하게 되고 부작용으로 가래가 배출되지 않아 무기폐가 생길 수 있다. 무기폐란 폐의 일부가 팽창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부피가 줄어 쭈그러든 것으로, 고령자는 이로 인한 폐렴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단순한 늑골골절은 4주 정도만 주의하면 대부분 완치되고 통증이 없다면 특별한 검사를 해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고령이라면 폐렴을 피하기 위해 기계호흡기를 통한 호흡보조치료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 심한 외상으로 여러 개의 늑골이 부러진 경우라면 뼛조각이 폐를 찔러 폐로부터 피나 공기가 누출돼 혈흉이나 기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술적 치료가 요구된다.



김범식 경희의료원 흉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