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에 본사를 둔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서 연일 선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에 포진한 실력파 전문기업들이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 상장,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 6월 상장한 실리콘웍스.이 회사는 LCD 패널 구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설계 · 공급하는 국내 최대 팹리스(Fabless · 공장을 갖지 않는) 기업이다. 2008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2400억원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군은 디스플레이의 핵심반도체인 드라이버IC와 타임컨트롤러 등으로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호조와 애플 아이패드 출하량이 늘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전지용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지난 6월 상장 1주일 만에 주가가 2배로 뛰어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생산한 잉곳의 90% 이상을 미국의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선파워에 공급한다. 주식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대덕 제2공장 설비구축과 장비구매에 투자키로 해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

앞서 코스닥시장에 진출한 다른 대덕특구 기업들도 규모는 작지만 뛰어난 기술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IT · 전자 부문에서는 디엔에프,아이디스,이엘케이,빛과전자 등이 시장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반도체 장비,LED소재 생산업체인 디엔에프는 알루미늄 배선용 전구체 등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1위 디지털영상녹화장치(DVR) 업체인 아이디스는 올해 1000억원 매출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올 2분기부터 중 · 저가 제품 주문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휴대전화용 키패드 생산업체인 이엘케이는 2004년 세계 처음으로 키패드 백라이트용 EL(Electro Luminescence)을 개발,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터치 패널 등을 적용한 휴대폰이 늘어남에 따라 2000억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스마트폰 열풍으로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에 터치스크린을 공급해 향후 전망도 밝다.

대덕특구 1세대 벤처기업인 빛과전자는 광부품 전문업체다. 반도체 레이저,광송수신 모듈 및 부품을 개발,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70억원.최근 미래성장동력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분자생물학 제품과 분자진단제품 분야 전문기업인 바이오니아는 작년 신종플루 진단키트 수요가 폭발해 주식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에는 세계 바이오 영재들이 참가하는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 제품을 협찬했다. 스테로이드 대체 의약품 · 화장품 개발업체인 네오팜의 성장세는 대체 의약품 성격의 보습제인 '아토팜'을 독자 개발해 국 · 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췌장암 치료용 항체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대덕특구 기업들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첨단 부품 · 소재와 항공 분야의 상장 기업도 다수 있다. 광전자부품 전문업체인 옵트론텍은 2008년 대덕특구 코스닥 상장기업인 해빛정보를 흡수 · 합병했다. 이미지센서용 필터인 적회선 차단필터와 광픽업필터 등과 디지털카메라 · 캠코더,CCTV 등에 적용되는 광학부품을 생산한다. 옵트론텍은 아이폰에 이어 삼성 갤럭시S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또 태양광 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에스에너지와 풍력발전기 제조업체 유니슨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업도 최근 대체에너지 개발 붐이 일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형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는 위성 플랫폼과 위성탑재체,위성용부품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3차원 영상 처리부,환경방사선감시기 등을 제작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대덕특구 내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케이맥은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박막 두께 측정장비와 지난해 출시한 알러지 면역 스트립 자동분석시스템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는 3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로봇 및 기계 분야에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뉴로스는 올해 매출 300억원 달성 후 코스닥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 골프시뮬레이터 전문 기업 골프존도 조만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