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실리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강의시간에 5달러가 든 봉투를 14개팀에게 나눠주고 '봉투 개봉 후 2시간 이내에 최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라'는 과제를 내줬다.

아이디어를 짜는 데에는 얼마든지 시간을 써도 좋지만 일단 봉투를 연 다음에는 2시간 내에 최대한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게 조건이었다.

학생들은 숨겨진 기회를 찾기 위해 모험심을 발휘하고,기존의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지고,자신에게 주어진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어떤 팀은 식당을 대신 예약해주면서 600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학교 앞에서 자전거 공기압을 체크해 주면서 400달러를 번 팀도 있었다. 전체 14개팀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4000%에 달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많은 팀들이 종잣돈 5달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들은 5달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를 너무 협소하게 보는 것이라고 여겼고,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관찰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 주변에서 '문제'를 찾아냈다. 자신들이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 사람들이 경험하는 문제,주변에서 본 적은 있지만 해결하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문제가 속속 포착됐다.

가령 자전거에 공기압을 넣어주던 학생들은 1시간쯤 지난 뒤부터 돈을 받지 않는 대신 기부를 요청했다. 그러자 훨씬 많은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료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 많은 자발적 보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스탠퍼드대의 대학생 벤처스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5달러 프로젝트'를 국내에 적용하는 공모전이 열린다. 한국경제신문과 고용노동부,웅진씽크빅이 공동주관하는 '5달러 프로젝트 국내 공모전-으라차차차! 힘내라 대한민국 청춘아!'이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6월 출간된 베스트셀러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엘도라도 펴냄)을 낸 출판사다.

대학생 ·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의 과제는 '4주 동안 1만원으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참신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라'는 것.

먼저 1만원이 든 봉투를 갖고 개봉 후 2시간 이내에 최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해 선발된 팀을 대상으로 해당 아이디어의 실현 결과를 배틀 형식으로 경쟁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게 된다.

전국 대학생 및 대학원생,취업준비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5명 이하로 팀을 구성해 응모해도 된다.

이를 위해 다음 달 17일까지 1만원으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응모받고,11월12일 2차로 현장 PT 발표를 통해 최종 9개팀을 선정해 시상한다.

실행 효과성,창의성,팀워크 등을 기준으로 △1등(1개팀)에 고용노동부장관상과 장학금 300만원 △2등(1개팀)과 3등(2개팀)에 각각 웅진씽크빅 표창 및 장학금 100만원과 50만원 △참가상(5개팀)에 자기계발서를 시상한다.

3등 이상 입상팀 전원에 대해서는 커리어 전문상담 기회를 주고,현장 PT 발표 당일 대학생 멘토 강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한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http;//www.moel.go.kr/)에서 양식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ifonly20@nate.com)로 접수하면 된다.

박성인 웅진씽크빅 마케팅국장은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이번 공모전에 많이 참여해 기업가정신과 창의성,팀워크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스탠퍼드대의 '5달러 프로젝트'처럼 국내에서도 청년들이 잠재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우수한 사례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