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양대노총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노동문제의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박 장관은 취임 나흘째인 이날 오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차례로 방문해 위원장들과 대화를 나눴다.또 상생을 위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양대 노총이 협력해 달라고 부탁하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대 노총에서는 타임오프 한도와 사내하청,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공공기업조차 이중잣대를 적용하면서 타임오프 한도를 지키지 않고 있어 일부 중소기업들은 아예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먼저 타임오프 고시 한도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타임오프제가 잘 정착되려면 현실을 고려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장 위원장은 “관료들의 보고만 듣지 말고 양대 노총을 비롯한 각 시민단체와 교류하고 많은 얘기를 들어서 진정성 있는 정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용유연화만 강조하지 말고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해 달라는 요구도 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와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이나 불법파견 문제 등의 노동현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이어 “타임오프와 최저임금제 등의 법과 제도가 다양한 현실과 국제기준에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또 “국내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 국제노동기구 지도자들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기회를 만들어 대통령이 노동계의 흐름과 생각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타임오프는 도입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연착륙에 힘쓰고,제도 정착 이후 미비점이 있으면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토록하겠다”며 “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노사자율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장관은 “법치와 자치 두 바퀴가 함께 가며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풀리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정부는 어떤 단체와도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조합원 등 40여명이 고용부 관계기관이 타임오프 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길을 막고 장관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정동 민주노총 앞에서는 금속노조 조합원 10여명이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