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쟁 문화와 체면 중시 경향이 한국인들의 자살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뉴질랜드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행되는 프레스는 한국의 자살률이 지난 해 인구 10만 명당 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와 관련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달 한국의 경쟁 문화가 우울증과 자살로 이어지는 어두운 측면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인들이 뉴질랜드에서도 지난 3년 동안 16명이나 자살했다면서 뉴질랜드 인구의 0.75%인 한국인들이 전체 자살자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특히 지난 5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40대 어머니와 10대 딸 2명 등 일가족 3명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이들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온 아버지도 4일 뒤 숨진 채 발견돼 결국 가족들이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캔터베리 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한인 학생은 일가족의 죽음이 한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면서 친구들 중에 여러 명이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해 한인 이민자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과 사회사업 분야를 공부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가족이 함께 이민을 오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해 한인들은 대개 소규모 가족 단위로 뉴질랜드로 이민 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립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뉴질랜드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그 밖의 사람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아시아의 생활을 그리워하면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한인 학생은 설명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체면을 중시해 정신 건강에 관한 문제가 있어도 주변사람들에게 털어놓지 않는 경향이 있어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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