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은 같은 회사내에서도 직원 간 '갑을(甲乙) 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내 '갑'의 위치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로는 직급이나 부서 업무를 꼽았으며 감사관련 부서를 가장 힘이 센 부서로 여기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50명을 대상으로 '회사 내 갑을 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85.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들 중 갑을 관계를 느끼는 순간으로 '평소에 매일'을 꼽은 사람이 46.1%로 가장 많았다. '팀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라고 답한 응답자가 32.8%로 뒤를 이었다. 이어서 △회식시간 (8.7%) △출퇴근 순서를 볼 때(7.0%) △출장 때(1.9%) 순이었다.

사내 갑을 관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35.6%가 '직급'을 꼽았다. 29.4%는 '부서 및 업무 특성'을, 26.4%는 '인맥 등 네트워크'를 꼽았다. '실력'이라는 응답은 7.2%에 불과해 직장인들은 개인의 능력보다 외부 환경에 의해 갑을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내에서 가장 힘이 센 부서를 묻는 질문에는 '감사관련 부서'라는 응답이 24.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예산권을 쥐고 있는 '총무부서'(18.4%),경영 전략을 세우는 '기획부서'(14.7%)가 꼽혔다. 이어 △영업부서(10.0%) △인사부서(6.9%) △생산 · 연구소(3.5%) △홍보 · 마케팅부서(1.3%)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61.6%는 '거래처 중에서 갑으로 군림하는 곳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직장인 64.9%는 '직장 안팎에서 갑을 관계 때문에 부당한 취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냥 참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66.9%로 가장 많았다. '싫은 내색을 한다' 23.5%, '상대에게 따진다'는 응답은 7.6%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