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인근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추락사고의 현장검증이 사고 발생 다음날인 4일 실시됐다.

사고를 조사중인 인천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20분부터 도로교통공단, 119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마티즈 승용차가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도로에 멈춰 선 순간부터 사고 고속버스가 4.5m 아래 공사현장으로 떨어지는 순간까지 전반적인 사고 경위를 재연했다.

마티즈 승용차의 운전자 김모(45.여)씨는 마티즈 승용차를 대신한 경찰 순찰차 뒷좌석에 앉아 자신의 주행 경로를 차근히 설명했다.

김씨가 탄 순찰차는 인천공항 방향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맨 오른쪽 부스를 빠져나와 10여m 떨어진 교통서비스센터 건물 앞 도로에 잠시 정차한 뒤 다시 편도 3차로 중 2차로로 주행을 이어가 사고 지점에 멈췄다.

이어 1t 화물트럭과 고속버스를 대신한 경찰 승합차 2대가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사고 지점까지 도달, 마티즈를 충격하고 각각 1차로와 3차로로 피해 나가는 장면을 바닥에 남은 타이어자국대로 재연했다.

경찰은 고속버스가 철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장면도 천천히 재연하며 마티즈 차량과의 충격지점에서 추락 지점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측정했다.

현장에 도착한 유족 및 부상자 가족 30여명은 사고 현장과 고속버스가 추락한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일부 유족은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가족들 생각에 오열했으며, 일부는 경찰의 현장검증과 사고 조사에 불만을 터뜨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대표를 맡은 고(故) 노정환(49)씨의 처남 황병원(54)씨는 "요금정산소와 사고 지점 거리가 얼마 안 되는데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얼마의 속도로 달렸기에 이렇게 큰 사고가 나느냐"며 경찰의 설명을 요구했다.

부상자 정홍수(48)씨의 큰 형인 학수(58)씨는 고속버스가 들이받아 처참히 찌그러진 가드레일을 손으로 흔들면서 "이렇게 허술하게 가드레일을 만들어 놨으니 사고가 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및 부상자 가족들은 경찰에게 "가족들이 궁금한 점이 없도록 모든 의문점을 조사해 달라"며 신신당부를 하고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당시 상황 재연과 거리 측정을 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