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레이저의 '마법'
피 안나고 통증 없이 병든 조직만 제거·재생 효과
기미·주근깨 'Nd-YAG레이저'·라식수술 '엑시머 레이저'·지방분해엔 '아큐스컬프'
치료하며 가스발생해 臟器 수술엔 아직 한계
기미 지우고…지방 태우고…레이저 파장따라 '치료의 빛' 다르네

현대의학에서 레이저는 '희망의 빛'으로 통한다.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외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의료영역에서 레이저가 쓰이고 있다. 의료용 레이저는 파장(wavelength)과 펄스의 길이(pulse duration),발사하는 방식,빔의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띠며 이에 따라 치료 용도가 달라진다. 이런 요소들의 다양한 조합으로 레이저는 치료의 마술을 부리게 된다.

레이저는 빛을 완전반사판과 부분반사판 사이에 넣고 왕복시키면서 이와 수직방향으로 빛이나 전기에너지를 추가로 가할 때 좁은 틈으로 방출되는 단색광을 말한다. 세기가 아주 강하고 멀리까지 퍼지지 않으며,동일한 파장과 방향성,위상(파동의 높낮이와 모양새)을 갖는다. 이에 비해 자연광은 다양한 파장의 빛이 섞여 있고 멀리가면 에너지가 떨어져 퍼져버리는 특성을 갖는다. 완전반사판과 부분반사판 사이를 채운 물질을 매질이라 하는데 레이저의 특성을 좌우하며 이를 바탕으로 레이저의 이름을 붙인다.

레이저는 특정 조직에 흡수돼야 열을 발산하면서 조직을 응고 또는 기화시키는데 이런 특성을 좌우하는 게 레이저의 파장대다. 예컨대 수분이 많은 조직을 절제하는 데는 1만600나노미터(㎚)파장의 탄산가스레이저가,얼굴에 침착된 멜라닌 색소(기미 주근깨 등)를 제거하는 데는 멜라닌에 흡수가 잘 되면서 수분엔 전혀 흡수되지 않는 532㎚파장의 Nd-YAG레이저가 적합하다. 또 안과의 시력교정에 쓰이는 라식수술은 각막을 미세하게 기화시켜 원하는 두께로 만드는 것인데 193㎚ 파장의 엑시머 레이저를 쓴다. 이 파장이 각막의 물질적인 조성과 가장 잘 맞기 때문이다.
기미 지우고…지방 태우고…레이저 파장따라 '치료의 빛' 다르네


국내 레이저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이 개발한 '아큐스컬프'는 지방과 수분에 두루 잘 흡수되는 1444㎚파장의 레이저 특성을 십분 활용한 제품이다. 이 레이저는 지름 0.6㎜의 바늘을 피부에 꽂고 이를 통해 레이저빛을 쏘아 피부층 2㎜ 아래에 존재하는 지방층을 녹이는 동시에 연조직을 수축시킴으로써 깊은 팔자주름,이중턱,늘어진 턱선 등을 타이트하게 당길 수 있다.

요컨대 의료용 레이저는 치료하고자 하는 특정 조직에 흡수가 잘 되는 파장의 레이저를 선택해 해당 조직을 응고 · 기화시킴으로써 노화됐거나 병든 조직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재생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레이저의 기능을 좌우하는 것 중 파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펄스의 길이다. 레이저는 크게 끊김없이 지속적으로,또는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발사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방출된다. 동일한 에너지라도 펄스(발사되는 시간 간격)의 길이가 짧으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펄스의 길이가 길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진다. 펄스의 길이에는 나노초(㎱),마이크로초(㎲),밀리초(㎳),초(s) 단위가 있는데 이로 인해 치료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같은 532㎚파장의 레이저라 하더라도 지속 발산 모드 · KTP 매질의 레이저는 전립선비대조직 제거에 쓰이지만 펄스 모드 · 네오디뮴-야그(Nd-YAG) 레이저는 색소침착 피부질환에 쓴다.

펄스 길이 다음으로는 에너지출력과 빔의 크기가 중요하다. 출력은 의료용 레이저의 경우 최대 수십와트급인 반면 산업용 레이저는 수킬로와트급에 달한다. 에너지 단위인 와트(W)는 1초에 1줄(J)의 에너지가 나오는 것을 말한다. 저출력 레이저는 열을 내지 않지만 인체조직을 자극해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반면 에너지 출력이 높고 빔의 크기가 작으면 조직을 메스로 자르듯 절개하거나,휘발시키듯 태워 없앨 수 있다.

레이저는 피가 나지 않고 통증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레이저는 직진성을 띤다. 조직을 한번 탄화 또는 기화시키면 조직의 조성이나 색깔이 변하면서 더 이상 뚫고 들어가기 어렵다. 게다가 이때 발생하는 가스 때문에 수술 부위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장기 수술용으로 쓰기 어려운 게 한계다.

레이저 치료를 과다하게 받으면 열 피로나 광노화에 의해 오히려 피부가 늙을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장시간 햇빛을 쬐면 자외선을 포함한 복합적인 파장의 빛으로 인해 피부 노화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레이저는 단일 파장이고 특정조직에 대한 선택성이 강해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화상 등의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한 안전하며,새로운 피부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황해령 루트로닉 사장,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



○LED:LED는 단일파장이긴 하되 증폭한 것이 아니어서 엄밀히 말하면 레이저가 아님.LED빛을 장시간 쬐면 빛을 이루는 광자(photon)가 조직에 유익한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킴.



○고주파:수십㎑~수㎒ 대역의 AC전류를 조직에 흘려보내 이때 생긴 조직 내 전기저항(impedance)으로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하는 치료법.피부 근육층을 자극하면 피부가 수축하면서 주름 감소.서마지리프트 등.



○초음파:고주파 진동에너지의 초점을 모아 단단한 결체조직(인대 등)이나 결석을 깨뜨림.진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화시켜 조직의 온도를 높이면 통증완화 근육이완 등의 효과를 발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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