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3의 굴업도가 잇따라 생길 것이다. 우려스럽다. " 지난 6 · 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수도권 야당 단체장들이 25일 경인아라뱃길(옛 경인운하)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중앙정부에 요구하자 한 서울시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자칫 정부와 지자체들이 추진 중인 정책사업이 다 뒤집히게 생겼다는 것이다.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첫 타깃이 됐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등 30여명의 수도권 지자체장,광역의원들은 이날 수자원공사에서 사업설명을 들은 뒤 집단적으로 경인아라뱃길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경인아라뱃길은 한국수자원공사가 2조2500억원을 투입해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까지 총연장 18㎞ 구간에 홍수피해 방지와 물류 · 관광기능을 하는 운하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정률이 29%로 전면 재검토하기에 이미 늦었다. 올해 말까지 터미널,갑문,교량 등 주요공정을 추진해 전체 공정률이 62%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10월 초 개항까지 얼마남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경제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세운 운하 물동량이 과장된 데다 홍수예방을 위한 방수로 기능,운하수질 문제의 해결 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해비단뱃길 사업에 대해서도 공사 중인 양화대교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22일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당선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사업 중단을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해비단뱃길 사업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2006년부터 추진해 온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이라며 "운하사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CJ그룹은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그동안 추진해온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취하했다. 송영길 당선자의 반대가 워낙 심해 취하서를 제출한 것 같다는 게 해당 군의 얘기다.

CJ그룹은 일단 취하서를 냈지만 송 당선자를 만나 사업설명을 할 예정이다. 이미 땅을 산데다 개발할 경우 굴업도 등 인천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CJ그룹은 송 당선자를 의식한 듯 '굴업도 오션파크' 개발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CJ그룹은 사업계획을 보완한 뒤 인천시와 사전 협의를 거쳐 적절한 시점에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황식/김철수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