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처남도 해군 출신인 '해군 가족'
아내 "자상한 아빠였는데..우리 애들 어떻해"

7일 천안함 침몰 사고의 두 번째 희생자로 확인된 고(故) 김태석(37) 상사는 사고 한 번 없었던 완벽한 정비 전문가인데다 형과 처남도 해군 출신일 정도로 해군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남3녀의 막내로 태어난 김 상사는 지난 1992년 8월 해군 부사관 144기, 가스터빈 정비 및 보수유지 임무를 담당하는 내기사로 임관했다.

이후 전주함, 강원함, 제천함, 청주함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13일 천안함에 부임했으며, 군 복무 중 전대장과 함장 등으로부터 여러 표창도 받았다.

천안함 근무 기간 단 한 건의 정비사고도 일으키지 않은 모범 부사관이었던 김 상사가 해군에 입대하게 된 것은 형 태원(45)씨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3년 4월 해군에 입대한 태원씨는 수년간 의무복무를 한 뒤 중위로 예편했다.

태원씨는 지난 3일 고(故) 남기훈(36)상사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실종자 구조활동의 어려움을 다른 가족들에게 전달하며 가족대표와 함께 "추가 희생을 막기 위해 수색을 포기하고 인양작업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상사의 처남 이용기(36)씨도 1995년 조타 특기로 해군에 입대해 2003년까지 한국형 구축함과 참수리호를 탔던 해군 출신이다.

이씨는 "김 상사는 성품이 너무 착하고 대원들을 잘 배려하는 멋진 군인이었다"면서 "쉬는 날이면 조카들과 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이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이씨는 또 "해군 아파트에 사는 매형 가족이 서평택 근처에 있는 우리 집에 자주 와서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했다"며 김 상사를 그리워했다.

김 상사는 지난 1일 '실종자는 진급대상에서 보류된다'는 군 인사규정에도 불구, 실종자가 46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그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해군의 의지에 따라 지난 1일 예정대로 상사로 진급했다.

상사 진급일 김 상사의 아내 이수정(37)씨는 "3월 16일 출동하기 전 군복에 붙어 있는 중사 계급장을 남편이 직접 떼어내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무척 설레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때 남편이 진급식에서 입으려고 가져간 해군 정복과 모자가 그대로 바닷속에 있다"며 애달파 했다.

남편의 시신이 발견된 사실을 전달받고 나서 아내는 "이번 훈련에서 돌아오면 세 딸과 함께 나가 맛있는 것도 사먹으려 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남편의 시신 수습 소식을 접한 뒤 "남편을 발견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너무 슬프고 힘들었지만 이렇게 찾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언론에서 실종자 위치를 보여주면서 35명만 확인해주고 남편은 확인이 안돼 못 찾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세딸이 이제는 남편소식을 아는 것 같다"고 전한 뒤 "우리 애들 이제 어떡하냐"며 흐느꼈다.

(평택연합뉴스) 김인유 최우정 기자 hedgehog@yna.co.krfriendshi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