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부분은 상식 밖의 행동을 해서 이른바 '고문관'이나 '또라이'로 불리는 사람과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직장 내 고문관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해 무시하는 전략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47명을 대상으로 '상식 밖의 행동을 해서 고문관이나 또라이,또는 사이코로 불리는 동료나 상사와 일해본 경험이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전원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에 고문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70.6%가 '있다'고 답했다. 어떤 직장에서나 일반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 행동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고문관이라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해선 37.1%가 '투명인간 취급한다'고 응답했다. 아예 상대를 하지 않고 무시하는 전략을 취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에 이르는 셈이다. 그 뒤의 대처방법은 남녀에 따라 엇갈렸다. 무시 전략을 택하지 않은 남성은 '그냥 고분고분하게 지낸다(25.1%)'거나 '정면으로 반발한다(19.1%)'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뒤에서 험담한다'는 10%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은 '뒤에서 험담한다'의 비율이 31.1%로 남성의 3배에 달했다. 이어 '고분고분하게 지낸다(16.9%)'와 '정면으로 반발한다(11.7%)' 순이었다.

고문관 상사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39.9%가 '알겠다고 한 뒤 다른 방식으로 이행한다(39.9%)'를 꼽았다. 얼굴을 맞대고 사리를 가리는 것보다는 일단 피한 뒤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어서 △상사에게 추가 설명을 요구한다(17.0%) △지시가 잘못됐다는 점을 밝힌다(15.2%) △지시한 대로 한다(13.9%) △알겠다고 한 뒤 이행하지 않는다(12.8%) 순이었다.

직장 내 고문관의 특징에 해당하는 것을 모두 고르라는 질문에 10명 중 7명은 '예상 밖의 돌출행동(71.1%)'을 지적했다. '무능하다(40.6%)'거나 '폭언을 한다(34.4%)'는 응답도 많았다. 이와 함께 △술을 많이 마시거나(16.6%) △사생활이 복잡하며(10.1%) △폭행을 하는 사람(5.9%)도 고문관으로 꼽혔다.

어리바리한 고문관이 후배로 들어올 경우엔 '잘 가르쳐보겠다(46.6%)'는 친절한 선배 직장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냥 혼자 일한다(35.8%)'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일을 더 많이 시킨다(9.3%)'거나 '야단친다(8.2%)'는 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