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길상사에서 법정스님 2재

"덕진은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

"
법정스님의 유언장 2가지 중 '상좌들 보아라'에 적힌 유언을 받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법정스님의 상좌 덕진스님은 24일 "백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법정스님이 신문을 받아보신 것은 봉은사 다래헌에 지내실 때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당시 배달원으로 일한 2-3명 정도로 대상을 압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길상사에서 열린 법정스님 49재 2재에서 만난 덕진스님은 "법정스님이 1970-1973년 봉은사 다래헌에 머무르실 때 신문을 구독하셨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시 영동대교가 없을 때여서 성수에서 배를 타고 청담나루에 건너가 봉은사에 신문을 배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그 당시에도 종무소로 신문이 배달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스님이 책에서 쓰신 것처럼 '신문이오'라고 외치며 처소까지 직접 배달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원도 토굴에서 정진 중인 덕진스님은 은사인 법정스님이 왜 자신에게 이 일을 맡겼는지는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덕진스님은 "스승께서 내린 일종의 화두일 수도 있지만, 일단은 남기신 말에 따라 계속 수소문하고 있다"며 "70년대 초반 봉은사에 함께 사셨던 어른 스님들을 찾아 여쭤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덕진스님은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은 법정스님이 말년을 지내던 강원도 오두막에 따로 싸둔 책 10여권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린왕자' 등 소설들과 시집 몇 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배달원과 관련해 지금까지 4명이 법정스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이라고 길상사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3명은 봉은사에, 1명은 해인사에 신문을 배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들의 연령대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이었다.

봉은사에 신문을 배달했다고 연락한 사람 중 한 명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70년부터 봉은사에 살면서 법정스님에게 아침저녁으로 신문과 우편물을 전했다고 했고, 나머지 두 명도 1970-1973년 사이에 봉은사에 신문을 배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길상사에는 많은 조문객이 찾아 법정스님을 추모했다.

법정스님의 3재(3월31일), 4재(4월7일)는 길상사에서 봉행되지만, 5재는 법정스님과 함께 '맑고향기롭게' 운동을 시작한 청학스님이 주지로 있는 광주 무각사에서 4월14일 진행되며, 6재(21)는 길상사에서, 마지막 7재는 송광사에서 봉행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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