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체취 남아 있는 오두막 잘 보존"..사람.차량 통행 차단



"법정 스님의 산골 오두막을 찾지 말아주세요."


최근 입적한 법정(法頂)스님의 추도 물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법정스님이 1992년부터 머물며 수도에 정진했던 강원도 평창군 산골 오두막에 스님을 추도하는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목전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산골 오두막은 스님이 오랜 기간 머물며 수도에 정진하고 책을 집필한 곳인데다 49재가 끝나면 유골이 길상사, 송광사 불일암 등과 함께 뿌려질 곳이다.

이곳의 존재가 알려지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현재 산골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계곡의 입구에는 사람이 배치된 것은 물론 굵은 철사를 쳐 사람들의 무단출입을 막는 한편, 트럭으로 길을 막아 차를 통한 오두막의 출입도 입구부터 철저히 막고 있다.

또 오대산국립공원 측은 계곡 입구에 '자연공원법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50만원)를 부과한다'는 내용과 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을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방문이 아무런 통제 없이 이뤄질 경우 아직 눈이 남아 있는 좁은 산길에서 사고발생이 우려되고 오두막과 청정 계곡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법정스님의 유품을 정리하고 파악하는데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정스님이 머물던 산골 오두막은 개인 소유로 알려졌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오두막이 있는 곳은 사유지이지만 국립공원 지역으로 정규 탐방로가 없어 출입이 안 되는 곳으로 무분별하게 출입할 경우 사고 또는 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출입금지 안내판을 붙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전국에서 물어물어 이곳을 찾아왔던 추모객들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스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듣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귀동냥하고 있다.

일부는 가지고 왔던 꽃을 계곡 입구의 바위 등에 올려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

추모객 최모(52) 씨는 "지난 주말 산골 오두막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해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마음속에 그분을 기리는 마음은 오히려 더욱 깊어졌다"며 "스님의 체취가 남아 있는 오두막이 잘 보존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뒤로는 산이, 바로 앞에는 작은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와 나무 사이를 가르는 바람 소리, 처마 밑의 풍경과 이름 모를 새의 울음소리만 가끔 정적을 깨는 산골 오두막은 난초가 새겨진 나무 현판과 스님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기를 원했던 대나무 평상, 지팡이 2개, 작은 의자 등이 지키고 있다.

거처와 약간 떨어져 있는 흙으로 만든 해우소(解憂所.화장실)의 벽에는 '기도하라'는 작은 푯말이 걸려 있고 일자형으로 된 오두막은 서재 겸 침실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큰 방 한 개와 옆으로 3∼4개의 방이 붙어 있는 형태다.

문살 사이로 서재로 보이는 방안에는 스님이 쓰던 그대로인 듯한 책상과 그 위에 촛대, 볼펜과 유리 주전자, 휴지, 스탠드와 침대, 의자, 벽에는 대형 벽시계와 액자가 소박한 모습으로 걸려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텅 빈 다른 방안은 오히려 가득 찬 곳이기도 했다.

법정스님은 '오두막 편지'에서 "내 소망은 단순(單純)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平凡)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自然)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代身)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라고 썼다.

(평창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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