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2012년 50% 이상 출제 의무화
시교육청 "암기위주 수업관행 탈피할 것"

서울지역 초등학교 3∼6학년과 중ㆍ고교 내신시험의 주관식 문제가 올해부터 기존 단답형 중심에서 서술형, 논술형 중심으로 전면 전환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창의성 계발을 위한 평가 개선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1학기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 내신시험에서 서술ㆍ논술형 문제가 30% 이상 출제되며, 2011년 40% 이상, 2012년 50% 이상으로 출제 비율이 확대된다.

따라서 학교들은 올해 1학기부터 단답형 문제를 제외하고 전체시험 문제 중 30% 이상은 문장 형태로 서술하거나 답안 선택 이유를 다는 방식 등의 서술형 문제로 출제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2007년부터 중고교에서 주요과목의 내신시험 문항 중 50%를 서술형으로 출제하도록 했지만, 대부분 학교가 평가의 어려움 때문에 단답형을 서술형 문제로 간주해 출제해왔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초등학교 3∼4학년의 경우 올해 1학기는 준비 과정으로 보고, 학교가 반영 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해 학생들에게 독서와 쓰기를 지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본격 도입에 따라 수행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에 대한 평가 방식도 바뀐다.

시교육청은 수행평가와 관련, 작문, 사회 등의 교과는 특정주제에 대한 논술과 연구보고서, 과학은 실험ㆍ실습, 영어는 말하기(10% 이상 의무화)ㆍ듣기ㆍ쓰기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의 경우, 창의성 관련 기록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학생들의 각종 창의적 활동내용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각 학교의 서술형 문제 출제 비율 등을 점검해 학교평가, 교장 경영능력 평가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서술형 평가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취지에서 특정과목 교사들이 공동으로 문제를 내고 채점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또 채점결과에 대한 민원 발생을 대비해 별도의 이의신청기간을 두고 교과협의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단편적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을 바꾸려면 서술형 평가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창의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형태의 문항이 출제되면 참고서 문제 풀이식, 정답 고르기 등 이른바 `학원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입과 고입에서의 내신성적이 크게 강화돼 학생과 학부모가 시험성적에 매우 민감해하는 상황에서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서술형 평가 도입은 자칫 학생ㆍ학부모와 교사 간에 새로운 갈등요소로 부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