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남석씨(35)는 17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조용히 화장실로 향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휴대폰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출근 전 TV에서 이상화 선수가 1차 시기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한 터라 최종 경기를 놓칠 수 없었던 것.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계속되면서 DMB와 인터넷 중계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오전시간대에 집중돼 TV 시청이 어려운 직장인들이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중계방송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17일 SBS에 따르면 모태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지난 16일 낮 12시대 SBS DMB 시청률은 0.499%로 평소보다 5배 가까이 상승했다. SBS 관계자는 "TV 시청이 가능한 점심시간에 경기가 열렸는데도 DMB 시청률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상화 선수 경기는 출근 시간대에 열려 DMB 시청률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TU미디어가 제공하는 위성DMB 시청률도 상승세다.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는 SBS골프&스포츠 채널의 지난 16일 이용률은 11%를 기록,전월(2.8%) 대비 4배에 육박했다. 시청률(0.622%)도 전월 대비 8배 이상 상승했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올림픽 관련 모바일 콘텐츠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T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WOW 밴쿠버 올림픽'은 하루 700여건이던 다운로드 건수가 두 배로 늘었다.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에도 네티즌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지난 16일 모태범 선수가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의 인터넷중계 방송이 최고 동시접속자 5만7000명을 기록했다. 아프리카TV가 동계올림픽 인터넷 중계를 내보낸 이후 최고치다. 설날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의 동시접속자 1만8000명보다 3배나 많았다. 이상화 선수 경기는 오전 8~9시 출근시간대임에도 불구,3만3600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오는 24일과 26일 열리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 훨씬 많은 모바일족과 네티즌이 휴대폰과 인터넷 등을 이용해 중계방송을 시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