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어섰다" 단속 촉구.."무분별 유포" 비난
일각선 "IMF 세대가 돌보지 못한 자녀들" 분석도


최근 동영상과 사진으로 잇따라 공개된 중학교 졸업생들의 도를 넘어선 '알몸 뒤풀이'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낯 뜨거운 행동을 강요한 선배들을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선정적인 영상과 사진을 무분별하게 유포한 일부 매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블로거들은 청소년들의 잘못된 졸업식 문화가 기성세대의 무관심과 방임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네이버의 한 블로거는 "연이어 나오는 졸업식 뒤풀이 동영상과 사진은 분명 비뚤어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라며 "청소년들을 바르게 자라도록 하려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행동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선을 그어줘야 한다"고 했다.

다른 블로거는 "잘못된 졸업식 문화를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쯤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갈수록 과격해지는 졸업식 뒤풀이가 더 큰 사회 문제가 되기 전에 교육 당국과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자유교원노조 서희식 위원장은 15일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글을 통해 "영상과 사진에 등장한 뒤풀이 장면은 성희롱이자 성폭력"이라며 "추태를 강요한 선배들을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토론 참여자는 "잘못된 청소년 문화가 부메랑이 되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젠 국가가 나서서 강력한 처벌과 교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이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버디'라는 필명의 블로거는 "도를 넘은 알몸 졸업식 뒤풀이가 선정적인 사진으로 도배한 인터넷 신문에 의해 경쟁적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며 "(이들 매체는) 문제 해결을 고민하기보다 단지 엿보기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매체들은) 미성숙한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선정적인 사진과 글로 '막장 아이들 잘못'이라고 전부 뒤집어씌우고는 나 몰라라 해버린다"고 했다.

소수이지만 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를 지나치게 경직된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토론자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전통처럼 이어져 오는 독특한 졸업식 뒤풀이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그걸(외국의 졸업식 뒤풀이) 보고 일탈이라고 비난하지 않는다"며 여유와 관용을 당부했다.

한 블로거는 청소년들의 과격한 졸업식 뒤풀이를 애정 결핍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해석했다.

이 블로거는 "교복을 찢고 거리고 뛰쳐나온 아이들은 IMF의 그늘 속에서 살기에 바빴던 맞벌이 부부가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그들의 자녀"라며 "이들이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몸짓을 사회를 향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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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기성 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