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이 지난달 30일부터 매주 토요일 자정에 방송 중인 리얼리티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의 MC 이소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도전을 담은 이 프로그램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시즌 1에 이어 또다시 MC로 발탁됐다.

지난해 초 시즌 1의 MC로 발탁될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모델 출신 방송인으로서 인기 정상에서 패션사업가로 변신해 3년간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소라는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하고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습니다" 등 특유의 말솜씨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요즘도 각종 명품 브랜드들의 협찬이 쇄도하고 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해피투게더'까지 출연하는 등 전성기 인기를 되찾았다. 이소라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내게 은인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연예계와 동떨어져 살던 내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고, 방송에 재미와 열정을 갖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케이블TV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스타들이 늘고 있다. 이소라를 비롯해 박재정 · 이승연 · 김성주 · 이영자 등이 대표적이다. 케이블 채널은 지상파보다 출연자의 개성을 살리기에 용이하다.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앞세워 스타들을 흡입하기도 쉽다.

스토리온의 이원형 제작팀장은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지상파보다는 케이블TV에서 공개하려고 한다"며 "케이블TV 시청자들이 예전보다 늘어난 게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막을 내린 OCN 사극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의 주인공 박재정도 그렇다. 지난해 지상파 채널의 일일극 '너는 내 운명'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번에는 지독한 연습으로 합격점을 받아낸 것."거슬림 없는 연기가 너무 좋았다" "사극이 잘 어울린다" "발음,감정 연기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등의 댓글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최근에는 MBC 새 미니시리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카메오로 출연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고,신작 영화 '그대와 영원히'에서도 주연으로 캐스팅돼 스크린 데뷔까지 앞두고 있다.

출산을 위해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이승연은 지난해 10월 스토리온의 '수퍼맘 다이어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출산 직후였지만 변함없는 미모를 과시했으며 털털하고 소박한 엄마와 아내로 대중을 휘어잡았다. 이후 스토리온의 간판 프로그램인 '토크&시티 4'의 MC로 발탁됐고 화장품 모델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11월부터 tvN 연예뉴스 프로그램 'E 뉴스'를 진행 중인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도 케이블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프리랜서 선언 후 지상파의 여러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던 김성주는 지난해 3월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이경규 김구라와 함께 진행을 맡은 데 이어 'E 뉴스'에서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EBS '60분 부모'에서 지승현과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는 등 MC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tvN 오락프로 '택시'의 MC 이영자도 비슷한 케이스.거짓말 논란으로 지상파 방송을 떠났던 이영자는 '택시'를 통해 복귀에 성공했다. 매회 게스트를 택시에 태우고 진솔한 토크를 이끌어내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영자는 정감있는 진행과 재치있는 말투로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도 게스트로 출연해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지상파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