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이후 ‘한우사육기반 붕괴’라는 우려와 달리 한우의 시장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농협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산쇠고기 수입개방이후 전남산 브랜드 한우가 가격과 판매량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긋고 있다. 지리산순한한우 등 2개 광역브랜드와 영광 청보리한우 등 4개 지역브랜드 한우의 올해 1∼11월 판매두수는 1만199마리로 수입개방전인 작년동기 6859마리에 비해 무려 67.25%%나 급증했다. 금액면에서도 724억2000만원어치를 팔아 작년동기 424억4200만원보다 58.61%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우가 시장의 우대를 받게된 것은 소고기 수입개방이후 농협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육 육성사업이 뿌리를 내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농협은 한우가 수입개방의 파고를 넘는 길은 품질의 고급화 차별화 균일화에 있다고 판단, 브랜드육 육성사업에 치중해왔다. 농협전남지역본부 한대웅 축산팀 차장은 “브랜드육 육성사업으로 대규모 유통업체들을 사업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등 대도시마케팅을 강화한 데다 원산지표시제와 쇠고기이력제 등으로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남 브랜드육 중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올리고 있는 곳은 2대 광역브랜드 중 하나인 ‘녹색한우’. 지난해 1월 광주를 비롯, 나주·장성·해남·강진·완도·영암·화순·목포·무안·신안 등 전남 서부권을 중심으로 결성돼 1100호 회원농가에서 한우 6만1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녹색한우사업단은 지난해 318마리 출하에, 19억800만원 매출을 올해는 1811마리 128억5900만원으로 크게 신장시켰다. 출하두수와 매출에서 무려 469%, 568.7%의 놀랄만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전남 동부권 광역브랜드로 564농가에서 2만5551마리를 키우고 있는 ‘지리산순한한우’ 사업단은 올해 1∼11월 판매두수가 2986마리로 작년동기보다 293마리가 줄어들었으나 매출은 223억1200만원으로 오히려 10억7300만원 증가해 인기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역브랜드의 성장도 눈부시다. 102호 회원농가가 45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영광청보리한우의 출하량과 매출은 564→1114마리, 33억5100만→76억3100만원으로 작년동기에 비해 각각 97.5%, 127.7% 증가했다. 회원가구 403호가 한우 1만4308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담양대숲맑은한우는 판매두수 611→1075마리, 매출 28억3400만→61억8800만원으로 각각 45.9%, 118.3%가 늘었다. 또 함평천지한우(117호,6700마리)는 1095→2080마리, 68억9800만→145억6000만원으로 각각 89.9%, 111.1%, 영암 매력한우(300호,1만4000마리)도 992→1133마리,62억1200만→89억7000만원으로 급신장세를 기록중이다.

한우고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산지한우값도 급등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600㎏ 암소는 463만8000→575만4000원으로 24.0%, 4∼5개월된 암송아지는 139만4000→204만8000원으로 46.9%까지 뛰어올랐다.

지리산순한한우 참여농민으로 한우 2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조신익씨(42·곡성군 목사동면 대곡리)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50마리를 출하했으나 체계적인 품질관리에 힘입어 소득은 20~30%이상 늘었다”며 “올초만해도 수입개방때문에 고민도 많았으나 지금은 한우사육기반이 안정돼 가업으로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