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덕양中, 영어 컴퓨터 수업에 접목..`반크반' 특별활동도

한국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단체의 활동을 수업에 활용하는 학교가 있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에 있는 고양시 덕양중학교. 3층 이상 건물을 올릴 수 없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위치해 학교 건물도 작고 주변에 이렇다할 시설 하나 없다.

1학년 45명, 2학년 46명, 3학년 58명 등 전교생이 149명으로 각 학년이 2개 반뿐이다.

너나 할것없이 특성화학교를 지향하며 제 자식만을 위한 사교육에 올인하는 교육현실에서 경기도의 끝, 서울 경계 밖에 있는 이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의 사기가 높았을 리 없다.

그런데 이 학교 김삼진 교장이 주도해 지난해 초 반크와 MOU를 체결하고 이를 정규 수업에 접목시키면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 열기가 높아졌다.

전교생이 영어 시간에는 외국인 강사와 반크의 독도 알리기 문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컴퓨터 시간에는 반크 사이트에 들어가 직접 사이버 외교단으로 활동한다.

몇몇은 인터넷을 통해 외국인 펜팔을 만나 즐겁게 영어 실력을 키우며 국제 문제 전문가가 되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수업 외에 특별활동도 있다.

독도 문제 등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을 알리는 데 관심이 많은 학생 25명을 따로 모아 `반크반'을 꾸렸다.

학교 측은 또 박기대 반크 단장을 강사로 초빙해 34시간 강의를 맡겼다.

학생들은 누구나 열정을 갖고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만 갖추면 사이버 외교 사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무됐고 더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한국교수학습방법연구회' 전국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장은 "반크 활동은 이제 덕양중학교의 `명품 프로그램'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교직원들 모두 작은 학교를 크게 키워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과 교사들은 반크를 활용한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영어로 자기 소개, 한국 소개하기 △이메일 펜팔로 외국 친구 사귀기 △국제 전문가 되기 △한국 오류 발견하기 △항의 및 교류 서한 보내기 △한민족 하나 되기 △우리들의 꿈 다지기 △대한민국에 꿈 심기 등의 다양한 수업 목표를 정해 성취도를 '철저히' 평가하고 있다.

김 교장은 "단지 영어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한국 관련 오류를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정중하게 항의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격 도야에도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반크 활동뿐 아니라 시시때때로 반크 관련 행사가 있을 때면 전교생을 이끌고 행사장을 방문한다.

상호협력을 약속한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학교 밖을 나가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이럴 때는 22명 교직원 가운데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도 모두 따라 나선다.

며칠 전에는 학생 및 교직원과 함께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그곳에서 열린 `국가브랜드 UP!' 전시회를 돌아봤다.

`독도를 가슴에 품고, 대한민국을 세계로'를 주제로 연합뉴스와 반크가 공동 주최한 이 전시회에서 학생들은 반크가 1년 간 모은 방대한 자료와 활동상을 돌아봤고 자신들도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김 교장은 밝혔다.

(사진은 박기태 반크 단장이 고양 덕양중학교 특별활동 수업시간에 강의하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