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 전국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일제히 진행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0시와 정오 예수성탄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습니다"라는 요한복음 1장 4절을 주제로 한 성탄메시지를 전했다.

정 추기경은 "성탄은 유한한 우리 인간에게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보여주신 구원 사업의 시작이며,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해 주시는 기쁜 소식"이라며 생명 존중을 강조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물질중심적 삶이 팽배해 다른 모든 가치관이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교회에서도 성탄 새벽 기도회를 시작으로 오전 7시께부터 여러 부로 나눠 종일 성탄 예배가 진행됐다.

7부로 나눠 성탄 예배를 진행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조용기 원로목사가 오후 1시 4부 예배에서 '구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예언한 이사야서 53장 1절에서 8절을 인용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자"고 말했다.

용산 참사 현장과 소외 계층을 찾는 미사와 예배도 잇따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사제단은 오전 11시 용산 남일당 빌딩 앞에서 성탄 미사를 봉헌하고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떡국을 제공했다.

미사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정동영 의원(무소속), 송영길 의원(민주당) 등 정치인도 함께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오후 3시 용산 현장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예배를 권오성 NCCK총무의 설교로 올리고 용산 사태의 해결을 기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후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성탄미사, 신길5동 중국이주민상담센터에서도 성탄미사도 봉헌했다.

성탄절마다 열리는 대표적인 성탄 축하 축제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ㆍ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의 '한국교회 성탄절 큰잔치'도 열렸다.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하얀색 방한복을 입은 1천4명의 '천사'와 시민이 성탄 캐럴을 부르고 모금 운동을 하면서 종각과 세운상가를 거쳐 대학로까지 행진했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성탄설교와 축하메시지가 낭독됐으며, 이를 전후해 대학로 일대에서는 예배와 공연 등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