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23일 전체 조합원 4만5천146명을 대상으로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 등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4만2천146명(투표율 93.59%) 가운데 2만6천290명(62.2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올해 15년 만에 한 해 동안 한차례도 파업을 하지 않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지난 2007년 임단협을 하면서 무파업 타결한 뒤 3년 만에 다시 임단협 무파업 타결을 하게 됐다.

잠정합의안 가결은 노사를 비롯해 조합원 모두 올해 임단협의 연내 타결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결되면 재협상을 하더라도 연내 타결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5년 만에 들어선 합리 노선의 새 집행부가 마련한 임단협안이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타결 수준을 뛰어넘는 등 조합원의 권익과 실리를 충분히 챙겼다는 측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노사는 지난 21일 임단협에서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 경영성과 달성 성과금 300%(통상임금 대비)와 200만원, 경영실적 증진 격려금 200만원, 무파업과 임금동결시 100만원, 주식 4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에 합의한 것은 노사 교섭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노사는 또 고용보장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확약서 체결과 함께 사회공헌을 위한 노사공동사업, 3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등 장학제도 및 건강진단 확대, 해외현지공장과 신기술 도입 분야 등 20여개 단협안도 마련했다.

노조는 이번 교섭을 통해서 역대 최대 수준의 합의안을 마련, 실리를 챙겼고 회사는 사상 첫 임금동결합의안을 도출해내 사회적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사는 지난 4월24일 올해 임단협 첫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했지만 집행부가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6월 전격사퇴를 선언하면서 임단협도 중단됐다.

이후 15년 만에 합리 노선의 이경훈 현대차지부장(노조위원장)이 당선돼 5개월여 만인 지난달 임단협을 재개, 12차례 협상 끝에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조합원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미흡한 부문은 보완하고 분열이 아닌 단결로 신뢰받고 사랑받는 노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권 현대차 홍보팀장은 "원만하게 타결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노사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으부터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28일 강호돈 부사장과 이경훈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09년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갖는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