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재배 지역 북상중..온난화 영향

2020년이 되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농지 가격이 ㏊당 최대 1천868만원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 부문 영향 분석과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연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재배작목 전환이나 품종 전환 등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당 농지 가격이 1천455만∼1천924만원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연간 강수량이 12㎜ 증가하면 농지 가격이 33만∼36만원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환경부의 2020년 기후 예측에 대입하면 한반도 기온은 약 1.2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농지 가격이 1천343만∼1천868만원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농지는 농업인의 대표적인 자산으로, 농지 가격 하락은 해당 농지에서 수확이나 소득이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지구 온난화로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10a당 벼 수확량이 4.5% 줄어들고 3도 상승하면 8.2%, 5도 상승하면 14.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쌀의 생산성은 재배 기간(4∼10월)의 평균기온이 19도 이상일 때는 1도 상승할 때마다 10a당 수확량이 약 24.4㎏ 증가하지만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일 때는 반대로 10a당 6.2㎏ 정도 감소한다는 분석에 따른 결과다.

김 연구위원은 또 70년 경북과 경남에서 재배되던 사과가 2005년에는 주로 경북에서 재배되면서 거창, 장수, 무주 등 고랭지 또는 준고랭지역이나 산간지역으로 재배지가 옮겨졌다고 지적했다.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앞으로 경남과 충남의 사과 재배면적은 계속 감소하고 경북에서도 지금보다 위도가 높은 곳, 경기, 강원으로 재배지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참다래 같은 열대작물은 90년 전남 목포, 해남, 고흥, 제주 북부 등에서 재배되다가 2005년 경남 사천 등으로 확대됐다.

김 연구위원은 구아바의 경우도 40년 후에는 연 평균 기온이 2도 올라가면서 재배지가 전남, 경남지역 위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新)품종 개발, 병해충.잡초 등에 대한 방제기술 개발, 새로운 비료법이나 작목.수확 시기 조절 같은 재배기술 개발, 방풍 울타리나 방열 장치 같은 기반시설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