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성영(한나라당) 의원은 22일 검찰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비자금 수사와 관련, "검찰에서 그동안 드러난 계좌 이외에 추가 계좌 2곳을 통해 미국으로 수천만 달러가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박 전 회장이 2002년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태광실업 홍콩 현지법인 APC와 관련, 검찰이 그간 수사과정에서 확인한 비자금 계좌인 신한은행 홍콩지점 계좌와는 다른 별도의 계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같은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APC의 UBS 스위스 계좌에서 태광실업의 미국 현지법인인 태광 아메리카의 한 계좌로 1천200만 달러, APC의 HSBC 홍콩계좌에서 태광 아메리카의 또다른 계좌로 2천550만 달러가 각각 입금되는 등 2개 계좌에서 총 3천750만 달러가 입금된 사실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돈은 박 전 회장이 국내에서 조성해 해외로 반출했거나 해외에서 불법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으며, 불법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크다"며 "실소유자와 출처 등 자금조성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귀남 법무장관은 "보고를 못 받았다"며 "갖고 있는 구체적 정보를 제출해 주면 이를 포함해 검찰에서 확인한 것이 있는지 봐서 수사단서가 되면 내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회장이 APC 신한은행 홍콩지점 계좌를 통해 지난 2003∼ 2007년 비자금을 조성,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씨 계좌에 500만 달러, 노 전 대통령 딸인 정연씨 계좌에 40만 달러 등을 각각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