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18일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이 원서접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19일엔 경희대 숙명여대 중앙대,21일에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각각 정시 원서접수를 실시한다.

◆연 · 고대 수시 등록률 큰 폭 하락

수시에서 복수 합격한 수험생들이 한 곳의 등록을 포기하면서 각 대학은 수시 미등록 인원만큼을 정시로 넘겨 뽑는다. 서울대는 165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대부분 타대학 의대나 경찰대 등에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 정시 모집인원이 1258명에서 1423명으로 늘었다. 전공별로 보면 기계항공공학부와 전기공학부 · 컴퓨터공학부군이 각각 13명을 더 모집하기로 하는 등 공과대학이 최고 61명을 정시에서 추가로 선발한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등록률도 70~80% 안팎에 머물러 정시 모집인원이 늘었다. 연세대는 수시 합격자 1978명 중 1483명(74.97%)이 최종 등록을 마쳐 등록률이 지난해(83.3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고려대와 시험 일정이 달라 두 곳에 복수 합격한 수험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미등록 인원(495명)만큼 정시 모집인원을 늘린다. 고려대도 수시 등록률이 지난해(81.7%)보다 낮은 78%에 그침에 따라 미등록 인원(496명)이 이월되면서 정시 모집인원이 2054명으로 늘었다.

성균관대는 2246명의 합격자 가운데 1636명(72.8%)이 등록해 610명이 정시 모집인원에 추가됐다. 이화여대도 1875명의 합격자 가운데 1296명(69.1%)이 등록해 지난해(74%)보다 등록률이 하락했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이월되는 인원 총수보다 이 인원이 어느 군,어느 전공에 배정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인원이 늘어나는 모집 단위의 합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수험생들은 인원 증가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진짜 내 점수를 찾아라

지난 14일 서울대가 탐구영역의 자체 변환점수 기준을 발표하는 등 대학마다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오 소장은 "수험생들은 성적표상 표준점수 합산점과 입시기관이 발표하는 예상 커트라인 간 단순 비교에서 벗어나 목표 대학의 변환점수 기준에 맞춰 자신의 점수를 재산출해 지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별로 변환점수를 보면 서울대는 사회탐구영역 과목별 최고점 기준 백분위 100의 변환표준 반영 점수는 72.36점,백분위 99의 반영 점수는 70.63점이며 과학탐구 백분위 100의 반영 점수는 72.62점,백분위 99의 반영 점수는 71점이다. 연세대의 경우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사회탐구 백분위 100은 72.36점,백분위 99는 70.36점 등이고,과학탐구 백분위 100은 72.63점이다. 다만 과학탐구 백분위 99의 변환점수는 70.69점으로 서울대보다 다소 낮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대학별 변환점수에 맞춰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을 골라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이 마련한 배치표에 따르면 서울대는 경영대 551점,사회과학계열 550점,의예과 552점,수리과학부 · 통계학과군 538점 등이 지원 가능한 점수다. 고려대의 경우 경영대 547점,자유전공 545점,의과대학 547점,생명과학계열학부 532점 등이며 연세대는 경영학 548점,언론홍보영상학부 546점,의예과 551점,치의예과 549점,생명공학과 536점 등이다.

◆각 모집 단위별 특성 파악해야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 단위마다 특성이 서로 다른 만큼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하는 모집 단위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올해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모집 단위를 변경하거나 모집 정원을 축소한 군에서는 경쟁률이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해 입시에서 공학부를 건축도시공학부 등 7개 학과로 나눠 뽑은 연세대는 학부제 때 경쟁률 6.8 대 1에서 화공생명공학부 12.7 대 1,신소재공학부 11.7 대 1 등으로 크게 올랐다. 연세대는 올해 전체 모집 단위를 학과제로 변경해 작년에 비해 경쟁률 및 합격선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정시에서는 분할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이 146개에서 153개로 늘어난 가운데 중앙대 한국외대 등 일부 대학이 다군의 모집정원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다군에 속한 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군 모집이 줄어든 관계로 마땅히 지원할 곳이 없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다군의 건국대 홍익대 아주대 등에 안정 지원할 것으로 보여 이들 대학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목표 대학 및 학과의 지난 입시 경쟁률 역시 지원 전략을 짤 때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대부분 대학 및 학과에서 경쟁률은 주기적인 등락을 거듭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경우 2007학년도 입시에서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과학교육계열(2.97 대 1)은 2008학년도(6.23 대 1)에 치솟은 데 이어 2009학년도(3.33 대 1)에는 다시 낮아졌다. 건축학 전공 역시 같은 기간 3.20 대 1에서 6.17 대 1로 솟았다가 3.38 대 1로 내려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