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효행사례대회 최우수상..학비, 생활비 걱정

인천 강화도에서 북쪽으로 떨어져 있는 낙도인 교동도의 한 소녀 가장이 고려대학교에 합격했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동고 3학년 장효선(18) 양이 최근 저소득층 지원생을 위한 교육기회 균등전형을 통해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장 양은 강원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 어머니가 투병을 하다가 세상를 떠난 뒤 아버지와도 소식이 끊기자 할머니(85)가 살고 있는 이 섬으로 전학, 지금까지 할머니와 고1 쌍둥이 여동생을 뒷바라지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소녀 가장이다.

그의 할머니는 일정한 수입은 물론, 농사 지을 땅이 아예 없어 손녀들과 함께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워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생활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장 양과 여동생들은 수업료 면제, 점심.저녁식사 무료 제공, 장학금 지급 등 학교 측의 배려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장 양은 이런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글로 써 시교육청이 지난달 주최한 '효행실천사례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명문대 합격의 기쁨보다 앞으로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해 나가야할 지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그는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을 조금씩 저축, 당장 대학교에 내야 하는 20여만원의 예치금은 일단 냈지만 앞으로 등록금과 수업료, 책값, 생활비 등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건호 담임 교사는 "효선이는 가정 형편이 무척 어렵고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했는 데도 항상 밝고, 공부도 반에서 1∼3등을 하는 영리한 학생이다"면서 "효선이가 계속 공부할 수 있게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장 양은 "외교관이나 기자가 돼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거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게 꿈이다"면서 "뜻을 품으면 이룰 수 있다고 믿기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라면서 밝게 웃었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