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올해 정년퇴직하는 근로자 672명 중 80.4%에 해당하는 540명이 재계약을 통해 다시 근무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이들 재계약 근로자들은 1년간 계약직으로 생산현장에 남아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후진들에게 전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퇴직 시의 약 80%에 해당하는 임금과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학자금, 의료혜택 등도 지원받게된다.

현대중공업의 정년은 만 58세로 정년퇴직자 가운데 대다수가 25년 이상 근무자이며, 30년 이상 근무자도 368명에 달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직장 분위기에서 한 회사에 무려 7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정년퇴직을 맞는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600여명의 직원이 정년퇴직의 행운을 누렸다.또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매년 1천명에 가까운 직원이 정년퇴직을 맞을 것으로 예상돼 흔치 않은 평생직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많은 정년퇴직자를 배출하게 된 것은 안정된 노사관계에 바탕을 둔 국내최고 수준의 복리후생과 고용 안정, 세계 최고 조선소에 근무한다는 자부심 덕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19.4년이며, 인사관리 전문 컨설팅기업인 휴잇 어소시어츠사로부터 올해까지 4번이나 ‘한국 최고의 직장(Best Employers in Korea)’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1년 입사해 29년간 근무한 김중목씨(58.판넬조립부)는 “선후배와 함께 지금의 현대중공업을 일궈내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정년까지 걱정 없이일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준 회사와 가족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들 정년퇴직자의 퇴임식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호텔 현대울산에서 사업본부별로 모두 6차례에 걸쳐 부부 동반으로 열리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