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식도가 막히는 진행성 위암과 식도암 등에 광역동치료(PDT)와 스텐트(탄성형 금속 그물망) 삽입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동치료는 포르피린 계열의 광과민성 물질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성질을 이용,630nm 파장의 적색광 레이저를 조사함으로써 암세포만 파괴하는 방법이다. 내시경을 통해 레이저를 소화기암에 쪼이면 종양세포에 축적된 광과민제가 에너지를 흡수해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광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의해 종양세포가 괴사 또는 사멸된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센터 소장은 최근 초기 식도암 환자 16명에 대해 광역동치료를 시행한 결과 15명이 완치됐고 1명만 재발됐다고 15일 밝혔다. 2명은 나중에 다른 부위에서 전이성 암이 발생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에서는 식도암의 일종인 고도이형성증 환자 199명 중 광역동치료를 받은 129명과 식도절제수술을 받은 70명의 사망률이 각각 9%와 8.5%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심 소장은 "위암 검진을 위한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식도암도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식도암은 다른 암에 비해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하므로 초기 식도암에 대해선 1차적인 치료로 광역동치료를 적극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식도암은 미국의 경우 고도이형성증을 동반한 바렛식도(식도 내층이 과도한 위산에 장기간 노출돼 장(腸)의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것으로 약 4%가 암이 됨)가 대부분이고 국내에서는 편평상피세포의 고도이형성증이 많다. 이 밖에 초기 위암,폐색성 및 진행성인 위암 식도암 대장암 직장암 담도암 등의 증상 완화에 광역동치료가 유용하다.

예컨대 식도 외층 1.5~2㎝에 표재성으로 생긴 식도암의 경우 광역동치료 후 1개월 만에 궤양이 파이고 암이 떨어지기 시작해 5개월 뒤에 암이 사라진다. 식도의 5개 조직층 가운데 2~3개 층까지만 침범한 진행성 식도암인 경우에는 방사선치료와 병행함으로써 약 6개월 후에 암이 제거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초기 위암은 생선회를 뜨듯이 얇게 암을 떼어내는 게 일상적인 치료지만 광역동치료로도 2~10개월 안에 암을 제거할 수 있다. 또 간외담도가 암으로 협착되면 담관염이 생기고 패혈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광역동치료를 하면 담도가 열리면서 암과 황달이 동시에 소멸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광역동치료의 장점은 수술에 비해 치료과정이 짧고 통증이 적다는 것이다. 광과민제를 투여한 날로부터 3일 이내 광역동치료를 하게 되며,5~7일 안에 치료가 끝난다. 다만 빛에 민감한 광과민제를 투여하기 때문에 최소 30일 동안 태양광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 중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부기,통증,색소침착 등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화상까지 생길 수 있다. 치료비용도 400만원가량으로 비싼 편이다.

식도가 암 또는 양성 협착(부식성 약물,수술,양성종양 등에 의한 식도폐색)으로 막혀 음식물을 넘기기 어렵거나,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긴 경우에는 스텐트를 삽입한다. 이뿐만 아니라 위 십이지장 대장에도 스텐트를 넣어 소화관이 막히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86년부터 딱딱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지름 18~20㎜ 크기의 식도용 스텐트가 등장했으나 위산 역류를 위해 만든 턱 때문에 삽입할 때 출혈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1990년대 초반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한 자가확장형 스텐트가 나오면서 이런 문제가 크게 해소됐다.

탄성형 금속그물망에 플라스틱 외막을 입히지 않으면 암세포가 스텐트 안으로 뚫고 들어와 막히기 쉽다. 반대로 외막을 입히면 미끄러져서 빠져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최근 등장한 식도스텐트는 상부는 항아리형으로,하부는 넓게 만들어 위산 역류에 의한 식도 궤양과 조직 괴사가 줄어들도록 개선했다.

심 소장은 "탁솔이란 항암제를 내외벽에 코팅한 스텐트와 양성 식도협착용 스텐트의 쓰임새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말기 암환자는 먹기만 잘 해도 증세가 한결 좋아지므로 스텐트를 적극 활용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