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미니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뜨겁다.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통로'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자천타천으로 이미 10명 넘게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과 3선의 원희룡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같은 3선의 권영세 의원, 재선의 정두언 · 나경원 의원 등도 선거에 뛰어들 태세다.

오 시장은 수상택시와 광화문 광장 사업에 이어 한강 인공섬을 추진하는 등 보폭을 넓히며 일찌감치 재도전 입장을 굳힌 상태다. 다른 후보들은 오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대내외적 변수를 감안,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원 의원 등 서울시장에 뜻을 두고 있는 의원들 진영에서는 "선출직 서울시장을 연임한 전례가 없다"며 오 시장을 겨냥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원 의원 등과 경쟁구도를 형성해 분위기를 띄운 다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오 시장과 정면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립성향의 권 의원도 올 7월 친이 · 친박계 양쪽의 고른 지지로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된 경험을 앞세워 서울시장 출마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정권 견제론'을 내걸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파구청장 · 중구청장 등 서울시에서 공무원으로 30년간 근무한 경력의 김성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이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송영길 최고위원과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 인지도 있는 여성의원들도 후보로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김한길 신계륜 이계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던 한명숙 전 총리는 최근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 사건으로 인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들린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직인 오 시장은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 · 야의 경쟁자들을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에 대한 결론으로 요동칠 내년 초 정국에서 그 누구도 지지도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선 선거환경이 여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초에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구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는 오 시장이 유리하지만 내년초 정국상황에 따라 구도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이준혁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