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고(교장 김기탁)가 4년만에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 3학년인 이지연(17)양이 11일 발표된 2010학년도 서울대 간호학부 수시전형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 3년 동안 과외나 학원수업 등은 단 한 차례도 받아보지 못한 채 기숙사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뜻을 이뤄 기쁨이 더욱 컸다.

그의 가족은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 이희걸(48)씨와 우체국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 어머니 이양임(47)씨, 언니(23), 여동생(16.괴산고 1학년) 등으로 현재 언니를 제외한 네 식구가 괴산읍 내 59㎡의 작은 빌라에서 살고 있다.

괴산고에 수석으로 입학한 이래 3년 동안 한 차례도 놓치지 않고 1등을 유지한 이양은 성격도 쾌활하고 예의가 바른 모범생으로 교사들과 동료 학생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왔다.

진로 때문에 고민하던 이양은 올 봄 알레르기가 심해 한 병원을 찾았다가 갓난아기를 안고 온 외국인 이주여성이 통역이 안돼 쩔쩔매는 것을 목격했고, 얼마 전에는 평소 몸이 약했던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자 아픈 사람을 보살피고 약자를 돕는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원까지 마친 뒤 간호전문직으로 진출, 가족과 약자들이 아플 때 힘이 되고 농촌의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 백의의 천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이양은 "그동안 열심히 가르쳐주고 지쳐 힘들 때 격려해 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괴산군민장학회는 서울대에 합격한 이양에게 대학 4년 동안 등록금을 지원해 줄 계획인데 어머니 이씨는 "등록금 걱정을 덜게 돼 한시름 놓았다"면서 "효녀가 따로 없다"고 대견스러워했다.

한편 진천고는 1997년 이후 12년만에 송영광(18.인문계열).손현수(여.18.식물자원학부)양 등 2명이, 2001년 상업고에서 일반고로 바뀐 음성의 매괴고도 4년만에 석혜진(18.간호학과)양이 각각 서울대에 합격했다.

(괴산연합뉴스) 민웅기 기자 wki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