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득/푸드득/푸드득거리던/날개 달린 살점 얘기를 했다. (중략) 따라 가 볼 수 없는 꽃의 살점."(시인 최문자 · 협성대 총장)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협성대 대강당에는 자작시(그날의 꽃구경)를 읊는 최문자 총장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수 학생 등 200여명은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어느새 눈을 감고 시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2007년 취임한 최 총장의 제안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시(詩) 읽어주는 총장' 행사는 협성대가 전인적인 인간양성을 목표로 학생과 교수,직원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감성체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허영자 시인 등 유명 시인 4명과 함께 최 총장의 자작시 낭독으로 이뤄졌다.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최 총장은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경제난,취업난 등으로 학생들의 감성과 내면이 점차 메말라 가고 있다"며 "내가 읽은 시를 들은 모든 학생들이 삶의 시련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재학생은 "기존의 권위적인 총장 이미지를 탈피해 학생들에게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서는 새로운 총장의 이미지가 신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